"반도체 실적 개선 본격화"…증권가 목표가 '10만원'
"경쟁사와의 HBM 로드맵 경쟁이 관건"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연이틀 연속으로 신고가를 찍으며 8만2000원선도 넘어서자 향후 '8만전자'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는 반도체 실적 개선이 본격화한다는 가정 아래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향후 주가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98% 오른 8만24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28일 전날 대비 1.25% 오른 8만8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2021년 12월 28일(8만300원) 이후 다시 8만원을 넘어섰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8만1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29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연이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종가는 2021년 8월 4일(8만2900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원까지 갈 것이라는 데 컨센서스를 모으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가장 높게 잡은 곳은 미래에셋증권(10만5000원)이다.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SK증권, 하나증권 등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24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 추정치는 9만5625원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강세가 계속되자 29일 장중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의 주가를 1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부정적인 부분을 찾기보다는 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반도체(DS)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는 동시에 긍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류영호 연구원은 "AI(인공지능)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이 부족하고 삼성전자의 강점인 일반 메모리 제품의 수요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등 시장의 우려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전환투자로 가동률 정상화에도 실제 비트 그로스는 제한적이고 HBM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하반기 메모리 수요의 가장 큰 변수인 일반 서버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 연달아 실적 추정치 올려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실적 추정치를 상향조정했다.

류영호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72조원, 영업이익을 747.3% 증가한 5조4000억원으로 제시하면서 최근 상향조정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봤다.

류영호 연구원은 "예상보다 긍정적인 실적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메모리 부문 실적 개선에 기인한다"며 "1분기 비트 그로스는 D램과 낸드가 각각 –15%, -6%이며 판매 단가는 제한적인 공급으로 D램이 14%, 낸드가 23% 오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모바일경험(MX) 부문은 매출이 개선되겠지만 원가 증가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고 지난해 하반기 수익성 방어를 했던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은 계절성과 중국 고객사 등의 요인으로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낸드 출하량과 D램 판가,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할 전망으로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3조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전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을 재차 상향한다"며 "올해 1분기 메모리 가격이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에 연간 실적도 상향 폭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D램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영업이익은 1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낸드의 가격 급등으로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에도 올해 2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한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실적이 1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며 "또한 하반기부터는 HBM 공급 우려 완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개선은 메모리 실적 개선에 따라 DS 사업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DS 사업부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9조8000억원에서 13조4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HBM 시장 경쟁력 강화가 주가 향방에 영향"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됐다. 

AI 반도체의 대표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삼성전자로부터 HBM을 납품받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관련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I 애플리케이션에서 고용량 HBM은 경쟁력이다"며 "삼성 전담팀은 정성을 다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들의 노력으로 HBM의 리더십이 우리에게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진 연구원은 "경쟁사와의 HBM 로드맵 격차 축소가 관건"이라며 "여전히 후발주자의 위치이나 과거보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축소된 점은 긍정적이며 하반기 중 HBM3E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경쟁사와의 밸류에이션 갭은 빠르게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키워드

#삼성전자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