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왼쪽)·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28일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임종윤(왼쪽)·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28일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미그룹 경영권 싸움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했다. 한미그룹은 현 경영진인 창업자의 배우자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추진하는 OCI그룹과의 통합에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갈등을 빚어왔다.

28일 화성시 라비돌호텔 신텍스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는 당초 시작 시간인 9시를 훌쩍 넘긴 12시 30분에 시작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주총 개시가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오전 5시부터 위임장 집계를 시작했지만 주주총회가 많이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 수원지방법원에서 위임장을 마지막으로 검사하는 중"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이날 주총에는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을 포함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 등이 속속 입장한 반면 통합 주체인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주주는 대리출석을 포함해 2160명, 소유 주식 수는 5962만4506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6776만3663주의 88%다.  

형제 측 지분율은 28.42%로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의 지지를 얻어 우호 지분 40.57%를 확보했다.

모녀 측 지분율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가현문화재단(4.9%), 임성기재단(3.0%), 국민연금(7.66%)을 더해 42.66%다. 

양측 지분 차이가 2%포인트에 불과 해 경영권 장악의 키를 쥔 건 이날 주총에서 표심을 정할 소액주주들이었다.

 

사진=한미그룹
사진=한미그룹

양측은 표결 전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송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 총회 의장은 신성재 한미사이언스 경영관리본부장(CFO) 전무이사가 맡았다.

이에 대해 형제 측은 "미등기 이사가 권한대행에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도 있기 때문에 절차 진행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서 추후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임주현 부회장과 이우현 회장을 포함한 6명,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자신들을 포함한 5명의 이사 후보를 각각 올렸다. 

캐스팅보트는 소액주주였다. 모녀 측은 의결권 주식의 48%의 득표를 얻었고 형제 측은 52%의 득표에 성공하며 9인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형제 측이 5인으로 과반을 차지하면서 이사회를 장악했다. 

임종윤 전 사장은 "더 이상 경영권 분쟁은 없고 어머니와 여동생이 함께 가기를 원한다"며 "회사 발전에 집중하고 더 겸손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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