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호는 청약미달…예상보다 열기 '저조'
"미술시장 침체, 미술품 투자 아직 생소한 탓" 

사진=키움증권 보고서
사진=키움증권 보고서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던 미술품 조각투자가 두 번째 청약에 돌입했다. 첫 청약의 흥행 열기는 예상보다 저조했는데 이번에는 다를지 관심이 쏠린다. 흥행 저조는 미술시장이 침체된 데다 미술품 투자라는 영역이 투자자들에게 아직 생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8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자 3곳이 발행한 투자계약증권은 모두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첫 번째로 청약을 진행했던 아트앤가이드(열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같은달 22일까지 진행된 청약 모집 당시 6.5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실제 청약 납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실권주도 17.9% 발생해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이후 올해 1월 12일부터 같은달 18일까지 진행된 소투(서울옥션블루)와 올해 1월 16일부터 같은달 23일까지 이뤄진 아트투게더(투게더아트)가 차례로 투자계약증권 공모를 진행했으나 두 플랫폼 역시 각각 13.1%, 4%의 실권주가 발생해 100% 청약 달성에 실패했다.

모집총액은 아트앤가이드가 12억3200만원이었고, 소투와 아트투게더가 각각 7억원, 11억8200만원이었다.

아트앤가이드와 아트투게더는 당시 1호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으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연작 시리즈 중 하나를 삼으면서 작품이 겹쳤다. 쿠사마 야요이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방가르드의 여왕으로 '땡땡이 호박'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소투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8호)'를 골랐다. 

심수빈 연구원은 "예상보다 낮은 발행 실적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미술시장의 침체와 이에 따라 단기간에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주요 투자자산인 반면 미술품은 투자자산으로 접근하는 수요가 제한점이라는 점도 실권주를 발생시킨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시장의 거래 규모와 시장 규모는 각각 17%, 12.8%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토큰증권(ST) 제도 구축 전망에 따라 장외거래시장을 통한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자들도 두 번째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아트투게더는 지난 26일부터 미국 현대미술 작가 조지 콘도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다. 조지 콘도는 이목구비와 신체를 왜곡 표현하는 초상화로 '제2의 피카소'로 불리며 잘 알려진 작가다. 미국 힙합 래퍼인 카니예 웨스트와 국내 아티스트 지드래곤의 사랑을 받으며 대중문화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 런던의 테이트모던, 뉴욕의 모마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등 세계적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스타 작가다. 

아트앤가이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가'인 이우환의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을 다음달 22일부터 청약 개시한다. 이우환은 점·선·면의 대가로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의 거장이다. 소투는 다음달에 신규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집총액은 아트투게더가 10억2800만원이고 아트앤가이드는 12억3000만원이다. 주당 공모가액은 10만원이고 한도는 300주다. 

공모사업자 선배정은 둘 다 10%이고, 배정방식은 아트투게더가 10% 균등과 80% 비례배정이고 아트앤가이드는 90% 비례배정이다.

미술품 조각투자의 장내시장 진입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심수빈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거래소의 신종증권 장내시장 개설도 예정돼 있어 증권사와 조각투자사업자 등 주요 주체들이 장내시장에서 유통가능한 투자상품 발행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미술품 등 분할 소유권 형태의 투자계약증권은 양도 사실을 증빙하기 어렵고 양도 제한 문제가 있어 상장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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