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확대·저축보험 경쟁력 제고 포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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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과 삼성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자산운용 부문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체투자전문 자산운용사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를 추진 중이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국내 1세대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윤영각 회장이 2017년 부동산전문 운용사 아시아운용 경영권을 인수한 곳으로 부동산부실채권(NPL)에 강점이 있다.

이번 인수는 지난 10월 교보생명이 밝힌 대체투자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교보생명은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면 금융투자사업 확대, 이익구조 개선, 대체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8일 박종문 부사장을 자산운용 부문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2인 사장 체제를 갖췄다. 이번에 유임된 전영묵 사장은 삼성자산운용을 이끈 바 있다. 

삼성생명은 전체 자산규모 대비 투자 비중이 낮아 해외투자 비중을 지속해서 늘려왔는 데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지난 9월 삼성화재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과 6억5000만달러(약 9200억원) 규모의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 한 바 있다.

올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해외 대체투자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보험회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8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21조원으로 전년 말과 비슷했다.

대형 생보사들의 자산운용 부문 강화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의 영향도 있다. IFRS17가 시행되면 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보험 가입자에 내주는 보험금을 매 결산기 마다 실제 위험률과 시장금리를 반영해 평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리 민감도가 높아져 보험사는 장기 경영, 상품과 자산운용을 연계한 경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생보사는 비중이 높은 저축보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자산운용 이익률 확대가 필요하다.

다만 중소형사는 유동성 확보가 급해 자산운용 역량 강화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황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선 중소형 보험사도 리스크를 감안하고 대체투자를 확대했지만, 고금리 상황에선 내년에 돌아오는 저축성 보험과 퇴직연금 만기에 대비해 현금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자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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