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3분기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낼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호조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더해 환율 효과까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14일 키움증권은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4968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4728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에너지 위기와 전기료 급등에 따른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있지만 자동차용 전지와 ESS, 원형 전지 모두 순항하고 있어 실적 개선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용 전지는 Gen 5 배터리 비중 확대, 헝가리 2공장 가동 효과 등 자체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 완화와 더불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출하도 증가할 것"이라며 "고성능 Gen 5 배터리는 하반기 탑재 모델 및 고객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SS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부각되면서 전력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고출력 제품인 가정용과 UPS용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원형전지는 주택 경기 둔화로 전동공구 수요가 약화되겠지만 전기차 등 모빌리티용 수요가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재료는 TV 수요 침체로 편광필름이 부진하겠지만 OLED 소재가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반도체 소재가 견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삼성SDI는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합성 음극재 특성을 강화한 Gen 6 배터리의 2024년 양산을 위한 수주 활동을 진행 중이고 차세대 46파이 규격 원형 전지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는 국내 사업장에 이어 핵심 거점인 헝가리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ESS 글로벌 선두 지위를 이용해 폐배터리 재사용 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3분기뿐 아니라 연간 기준으로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는 4분기를 공격적으로 보지 않아도 올해 영업이익 성장이 가장 높은 대형 IT업체일 것"이라며 "소형전지와 전자재료가 주력으로 제 역할을 하는 가운데 그동안 이익 기여가 없었던 중대형 전지가 올해 본격적인 이익 창출에 나서면서 신규 수익원이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전지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올해 20%를 넘어서고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은 54%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 판매 둔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우려로 주가가 제대로 달리지 못했지만 우려와 달리 전기차 배터리 판매는 견조하고 제품 믹스는 더 좋아지고 있는 데다 헝가리 2공장 가동으로 물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실적과 성장에 걸맞은 주가 상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