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 2.7조달러 2015년 이후 최저...12월 14조달러 대비 급감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전세계 마이너스(-) 채권이 2015년 이후 최저로 줄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매파(긴축)로 변하며 마이너스 채권시대를 끝낼 분위기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블룸버그 글로벌 종합채권지수에 따르면 마이너스 채권 규모는 2조7000억달러로 2015년 이후 최저다. 지난 12월에만 해도 마이너스 채권이 14조달러가 넘었던 것과 비교해 급감한 것이다.
유로존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지난 12월 유로존에서 마이너스 채권은 7조달러가 넘었는데 이제 4000억달러에 불과하다. 세계의 긴축대열에 아직 합류하지 않은 일본이 전세계 마이너스 채권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중앙은행들이 이번 충격적 인플레를 서둘러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채권시장도 갑자기 금리의 거대한 전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의 마이크 리델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말했다.
마이너스 채권은 한때 절대 생각하지도 못할 개념에서 참신한 투자아이디어로 변모했고 이후 글로벌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확고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마이너스 채권은 가격은 너무 높고 금리는 너무 낮아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보유하면 손실이 확정되는 것이다. 만기 이전에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마이너스 채권시대는 갑자기 종언을 구하는 분위기다. 특히 유로존에서 태세 전환이 극명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채권매입을 중단할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로 인해 유로존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제로(0)로 복귀할 것이라고 시장참여자들은 베팅한다.
리델 포트폴리오 매니저에 따르면 초저금리 혹은 마이너스 금리의 끝은 채권투자자들에게 "양날의 검"과 같다. 한편으로 채권 보유에 따른 손실을 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더 큰 보상에 대한 수요를 의미한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수익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살만 마흐메드 매크로 본부장은 "명목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실질 금리를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ECB가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금리인상을 실현하지 않으면 유로존에서 마이너스금리는 늘어날 것이라고 FT는 예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유로존 경제회복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ECB는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한 금리인상을 실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아흐메드 본부장은 "우크라이나로 인한 유럽의 성장 충격이 매우 심각할 것"이라며 "ECB는 정책 정상화의 창구를 놓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ECB가 제로금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마이너스 채권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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