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딜로이트]
[사진=딜로이트]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 중국 법인의 한 직원이 중국 기업의 부실 감사 관행 실태를 내부고발했다. 부실 회계 기업 중에는 해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도 있어 중국 회계 감사의 신용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딜로이트 중국 법인의 한 직원이 파워포인트로 만든 55페이지에 달하는 내부고발 문서를 동료의 이메일 주소로 일제히 전송했다. 이 고발자는 "도덕적으로 선을 넘는 부정행위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서에 따르면 딜로이트 베이징사무소에서는 부실 감사를 뜻하는 은어인 '放飛機(팡페이지, '바람맞추다'라는 뜻)'나 감사 타당성 재확인 건너뛰기 등이 만연했다. 심지어 금품 수수 사례까지 있었다. 또한, 이런 부실감사 관행이 일부가 아닌 사내 거의 모든 계층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고발자는 문서에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부실 감사 사례 10건도 제시했다. 이 가운데는 유아 교육 회사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훙황란쟈오위지고우(紅黃藍?育機構), 홍콩증시에 상장된 환경 기업 보치환바오(博奇環保), 국유 물류기업인 시노트랜스(中國外運) 등이다. LG그룹 산하 IT 서비스 회사인 LG CNS 차이나도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 규제 당국이 중국증권규제위원회(CSRC) 등의 승인 없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자체 조사하는 것을 거부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미국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증권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번 딜로이트 내부고발 사건은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회계부정으로 상장 폐지된 중국 커피 스타트업 루이싱커피 같은 금융사기 스캔들이 될 수도 있다"며 "딜로이트와 언스트앤영, PwC, KPMG 등 글로벌 회계법인을 포함해 중국 내 회계 법인의 신뢰도에도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딜로이트 중국법인은 지난 5일 성명에서 "허위 정보 유포"라며 "관련 문제에 대해 한 직원으로부터 내부 보고를 받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감사 작업의 적절성을 훼손하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딜로이트에 해당 내부고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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