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이 2013년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됐다. 연초 코로나19 위기에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기록적 자금유출이 대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신흥국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450억달러(약160조원)에 달했다. 조나단 포턴 바가스 IIF 이코노미스트는 올 4분기 이머징 자산에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강력한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7년 전 이머징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직후 이른바 '긴축발작'이 일어났다는 점을 상기하면 일종의 위험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둬 들이고 긴축을 시작한다고 밝혔고, 이에 금융시장은 '발작'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며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됐다.
그러나 바가스 IIF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이머징 마켓에서 자본 탈출은 과거의 일이며 견고한 자본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연준과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번 팬데믹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세계 금융시장에 투입한 자금은 7조5000억달러(약8300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자금이 연말로 갈수록 이머징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머징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관점에서도, 선진국 대비 상대적 관점에서도 매력적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FT에 말했다.
서머셋자본관리의 크리스토퍼 화이트 펀드매니저는 "이머징 마켓이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하기 시작했다"며 "내년은 신흥국 시장이 일약 스타가 되는 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머징 랠리는 투자를 좇는 넘쳐나는 현금 유동성에 촉발됐기 때문에 팬데믹이 끝나고 일상으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 동시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투자은행 베어링스의 오모툰드 라울 이머징마켓 본부장은 "내년이면 현실 자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의 라울 고쉬 수석부사장은 "자본지출이 과거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성장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