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대선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어 주목된다.

CNN비즈니스는 29일(현지시간) 버핏이 대선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의외라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게 버핏은 과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해왔다. 2011년에는 이듬해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을 위한 모금행사를 주최했고, 2016년 대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이다. 버핏은 지난 대선 때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다. 버핏이 대선을 불과 닷새 앞둔 이날까지 바이든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은 건 이례적이라는 게 CNN의 지적이다.

더욱이 버핏은 전부터 바이든이 공약한 부자 증세를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버핏은 지금까지 바이든 캠프에 단 한푼도 기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2016년 대선 때 각각 오바마와 클린턴을 모두 지원했던 것과 비교된다.

버핏은 민주당의회선거위원회(DCCC)에는 지속적인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그가 후원한 마지막 개인 후보는 이번 대선과 함께 치르는 의회선거에 나선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후보라고 한다.

CNN은 버크셔에 이번 선거에 대해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공개지지 대신 전화조언?..."정치 상관 없이 미국은 최고"

CNN은 바이든이 버핏의 공개 지지나 기부는 받지 못했지만, 조언은 들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이달 초 열린 온라인 모금행사에서 최근 버핏과 통화한 사실을 뽐내며, 전 세계를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끌자는 바람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미래에는 어떤 제약도 없다"며 "미국을 분열시킬 것은 미국 자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CNN은 바이든의 발언에 담긴 정서가 매우 "버핏스럽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은 세계 최고의 나라라는 게 버핏의 오랜 입장이라는 것이다.

버핏이 지난 5월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대선에 대한 언급을 꺼린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당시 "어떤 정치인 또는 정치 전반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버핏이 주총에서 그나마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언급한 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을 치켜세운 게 유일했다. 파우치가 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잘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한편 버크셔 직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을 거의 똑같은 비율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을 추적하는 미국 시민단체인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버크셔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트럼프와 바이든 캠프에 기부한 돈은 각각 20만달러, 22만5000달러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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