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주요 은행장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혁신금융을 외면했다고 경고장을 던졌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은행들은 뒤늦게라도 혁신금융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등 국내 경제 환경들이 점점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이같은 위험에 대비를 해야한다"며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과거에 비해 건전해졌다는 점은 바람직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돈이 융통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은 위원장은 "은행이 그동안 안정성만 챙겼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디어와 특허가 있지만 담보물을 요구하는 은행의 담보 대출 위주의 관행 때문에 기업들의 고민이 크다"면서 "은행이 기계나 재고자산 등을 담보로 받아주면 기업들 불만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장들을 향해 "제가 청탁 하나 하자면 동산담보대출을 보고 받으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로서의 가치가 높은 대출 늘리기에만 집중해 온 은행들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이를 들은 은행들은 생각이 많아졌다. 당장 혁신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의 수익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금융위원장의 날 선 발언을 신경쓰지 않을 수도 없다.

각 은행장들은 즉시 혁신금융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각 전략 부문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다음 주까지 동산담보대출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지속해서 대안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