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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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에 텐센트의 향후 실적 전망엔 먹구름이 꼈다는 진단이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2일 보도했다. 

텐센트는 지난 12일 저녁 홍콩거래소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한 1148억8300만위안의 매출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43% 급증한 393억1100만위안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게임 사업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져 여전히 텐센트의 '캐시카우'(돈줄)임이 확인됐다. 특히 모바일 게임 매출이 62% 증가했다. 다만 여기엔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 당국의 게임 승인 심사 규제로 텐센트 게임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텐센트의 향후 실적 전망이 밝지는 않다. 코로나19 봉쇄령이 풀려 차츰 경제활동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집콕' 호재가 사라졌다. 텐센트는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수혜주였다. 코로나19 속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게임 이용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텐센트 주가는 지난달 초 563홍콩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대비 47% 넘게 오른 것이다. 

게다가 미·중 갈등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텐센트(위챗 모기업)와 위챗 관련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금지령은 45일 후 발효된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아 이번 행정명령으로 위챗에 대한 제재 수위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챗 금지령’에 같은날 텐센트 주가는 장중 한때 10% 넘게 폭락하며 시가총액 80조원이 허공에 사라지기도 했다. 

위챗은 텐센트가 운영하는 중국 국민 메신저로 전 세계에서 12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앱 분석회사인 앱토피아에 따르면 위챗의 미국내 일일 활성화 이용자수는 1900만명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가 위챗 이외에 다른 텐센트 게임 사업에 영향을 미칠지도 시장은 예의주시하고있다. 텐센트는 그동안 에픽게임즈,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미국 게임사에 투자하며 협력해왔다. 미국의 텐센트 제재로 텐센트 게임 사업의 글로벌 전략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텐센트의 미국 투자 포트폴리오 규모를 약 총 26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 뤄숴한(羅碩瀚, 존로) 텐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의 위챗 금지령은 위챗 이외 텐센트 다른 사업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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