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만 연간 10만명 이상 성형 수요 발생...한국인 가짜 의료 부작용 만만찮아

베트남 최초 한국인 성형외과 전문의 오세원 원장이 설립한 더케이 클리닉.
베트남 최초 한국인 성형외과 전문의 오세원 원장이 설립한 더케이 클리닉.

베트남에서 K메디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경제가 급성장함에 따라 패션과 뷰티 등에 대한 관심 속에 K컬처의 영향이 커지자 자연스럽게 한국형 성형수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성형외과협회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성형수술시장은 연령대가 크게 낮아지고, 수술을 받는 남성비율이 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성형수술을 한다고 생각하던 선입견이 바뀌면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들로 시장층이 넓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베트남의 성형 수술비율을 보면 연령대는 낮아지고 남자의 비율이 늘었다. 그리고 학생과 노동자, 주부들의 수술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베트남 성형수술 현황.
지난 5년간 베트남 성형수술 현황.

우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한 계층은 25~35세 여성이었다. 성형수술 비중의 40% 이상을 이 계층이 차지했다. 25세 이하 여성 비율은 2013년 20.2%에서 2018년 27.4%로 높아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25~35세 남성으로 2013년 9.6%에서 2018년 16.8%로 비중이 높아졌다.

2013년 29.8%에 달했던 35~45세 이상 여성 비율은 5년 만에 15.8%까지 낮아졌다. 젊은층의 성형수술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최근 5년간 베트남 성형수술 현황.
최근 5년간 베트남 성형수술 현황.

베트남에서 성형수술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은 공무원(31.3%), 사업자(28.2%), 주부(18.4%), 육체노동자(15.5%) 순이었다. 학생 비중은 6.8%로 가장 낮다.

향후 베트남 성형시장에서는 남성과 젊은 여성, 그리고 직장인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행정 직원, 접객원, 사무실 직원 등 외모가 중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성형수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사업자들도 외모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관상학과 관련해 성형을 통해 외모를 가꾸는 것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수술은 코와 쌍꺼풀 수술로 각각 30.8%, 27.9%를 차지했다. 코와 눈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베트남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형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방 흡입술 등과 같은 중년 여성이 선호하는 서비스와 실리프팅을 비롯한 미용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리프팅은 가장 인기 있는 5개 서비스 중 하나로 지방 흡입술 등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서비스다. 

베트남 성형외과협회에 따르면 전국에 약 31개의 성형병원과 320개의 개인 성형 클리닉, 479개의 피부과 클리닉 등이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성형기술과 시스템 등이 열악하다보니 심각한 수술 부작용은 물론 사망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형 성형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인기도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호찌민시에서만 매년 10만건의 성형수술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실리프팅과 보톡스 등 미용시술을 포함하면 연간 25만명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더케이 성형 클리닉 오세원 원장.
더케이 성형 클리닉 오세원 원장.

하노이에 베트남 최초 외투법인 한국 성형전문 클리닉을 연 더케이(The K) 오세원 원장은 “성형 수요와 기대는 많이 있으나 전문의 트레이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베트남은 사실 전문적인 성형외과 수술에 대한 이해도와 실행도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한풀 꺾이긴 했지만 베트남 성형시장은 갈수록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많아지고 있다. 자격없는 의사들의 의료행위를 비롯해 체계화 되지 않은 의료시스템 등에 따른 것이다. 

호찌민시 보건부 판 콩 치엔(Phan Cong Chien) 국장은 현지매체와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의료사고는 기관뿐만 아니라 병원, 클리닉 등의 신뢰도를 낮춘다. 보다 밀접하게 관리하고,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자격이 없는 이들의 의료행위를 철처지 감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K뷰티가 베트남 현지에서 인기몰이를 하자, 전문의 행세를 하는 가짜 의사들로 인해 K메디컬에 대한 신뢰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하노이의 경우 몇몇 한국 의사가 진료한다고 홍보하는 현지 병원들이나 고급스파들이 있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 성형이나 피부 관련 전문의가 아니거나, 한국에서 문제가 있어 베트남으로 도망쳐 오듯이 온 의사들이 많다. 

실제 한국에서 환자에게 잘못된 수술로 병원 문을 닫은 의사가 베트남에서 새로 병원을 개원했다가 이를 알아본 현지 교민들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도 있다. 

오세원 원장은 “한국에서 자리 잡고 병원 운영을 하던 경험과 실력이 갖춰진 전문의들이 베트남에 오는 경우는 드물었고 대개의 경우는 한국에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한 의사들의 피신처로 베트남과 중국이 선택되고 있다”며 “성형외과 전문의를 사칭하는 비전문의들이 베트남 파트너와 협약을 맺고 무분별하게 성형수술을 시행하면서 전문의들의 실력과 명예가 훼손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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