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파산신청건수 2079건...2003년 5월 이후 최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에 반대해 거리로 나선 홍콩 시민들[사진=연합뉴스]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에 반대해 거리로 나선 홍콩 시민들[사진=연합뉴스]

홍콩에서 지난달 파산한 사업자가 1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반정부 시위 등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진 데 따른 영향이다.

홍콩 파산관리서에 따르면 지난 5월 파산신청 건수가 2079건으로, 2003년 5월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4월 파산 신청 건수 6건과 비교하면 345배나 폭증했다. 이로써 1~5월 누계 파산 신청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4% 늘어난 3611건으로 집계됐다. 

파산관리서는 수속 지연이 5월 파산신청 건수 급증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책에 따른 이동제한, 봉쇄 조치로 2~4월에는 파산법원의 업무가 대폭 축소했다가 5월 들어 정상업무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충격 등 경기 침체로 사업주들의 파산이 속출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최근 홍콩의 경제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홍콩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전년 동기 대비 8.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경기침체가 극심하다. 

지난달 실업률도 5.9%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23만400명으로, 전월보다 2만7900명 늘었다. 이는 2005년 상반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5.5%보다 더 높은 수치다.

홍콩의 실업률은 지난해 9월 2.9%로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달 실업률이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 침체 속 주택 담보대출 상환이 버거워진 시민들이 늘면서 홍콩 부동산 시장의 압류 주택 수도 급증세다. 현지 부동산 경매 업체 센츄리21의 조사 결과 홍콩에서 압류된 부동산은 6월에만 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건보다 크게 늘었다.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의 홍콩보안법 도입 추진으로 홍콩에 또 다시 정치,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노동계와 학생단체는 홍콩보안법에 반발해 20일 총파업 실시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다. 6만명 이상의 노동자와 1만명 이상의 학생이 투표에 참여해 60% 이상이 찬성하면 파업과 등교 거부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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