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의 산야 호텔 전경[사진=픽사베이]
하이난의 산야 호텔 전경[사진=픽사베이]

중국 정부가 ‘동방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성을 홍콩같은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으로 홍콩의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일각에선 중국 지도부가 하이난성을 홍콩의 대체지로 키우려는 의도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중앙과 국무원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 문건을 발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2018년 4월 중국 지도부가 하이난성을 자유무역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 2년여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2050년까지 하이난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고품질의 자유 무역항구로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우선 2025년까지 무역과 투자 자유화에 초점을 둔 자유무역항 기본체계를 마련하고 2035년까지 국내외 자금 이동, 출ㆍ입경, 물류 분야의 자유ㆍ편리화까지 이뤄내 자유무역항 운영 수준을 더욱 성숙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의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촉진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이난은 동남아 국가들과의 교류·협력이 강화되고 광둥성-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웨강아오 대만구와의 공동 개발도 촉진된다.

구체적인 조치도 포함됐다. 하이난 전체를 무관세 지역으로 지정해 자본과 상품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하이난 방문 관광객에겐 1년간 면세 쇼핑한도를 기존의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재 유치를 위해 개인소득세를 최고 15%로 제한하고, 핵심 육성 산업분야 기업 법인세는 15%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홍콩의 자유무역항 기능을 대체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국가대계다. 미국을 넘어서는 초강대국을 만들겠다는 '중국몽(中國夢)’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을 위협하는 가운데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구체적 계획이 공개된 건 미국에 굴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이 전략적 결정임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별도로 중요지시를 통해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혁신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내린 중대한 전략적 정책 결정으로, 중국 신시대 개혁개방의 대사(大事)”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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