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전례없던 위기 내몰려
신라免, 80분기 연속 흑자 끝내고 20년만의 적자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급감해 인천공항내 면세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급감해 인천공항내 면세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에 5월 황금연휴 특수마저 사라진 면세점 업계의 상황이 극한으로 몰리고 있다. 과거 5월 초는 중국의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 국내 황금연휴가 한꺼번에 몰려 연중 최대 대목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끊기면서 관련 특수가 실종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노동절과 골든위크 시즌에도 관련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몰려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통상 국내 면세점에서 4~5월 일본 고객 매출의 30% 이상이 골든위크 기간에 발생한다. 올해도 이달 6일까지 최장 8일간의 골든위크 연휴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로 모든 해외 입국자의 2주간 자가격리가 의무화되면서 방한 관광이 불가능해졌다.

중국 역시 노동절 연휴(5월 1~5일) 기간 늘어난 내국 여행객과 달리 방한 관광 수요는 뚝 끊겼다. 지난해 5월 방한 관광객이 20% 늘어난 149만명에 달하며 국내 면세점들이 특수를 누렸던 것을 감안하면 체감 타격이 더 크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지난 수년간 골든위크 기간에 맞춰 일본인 고객에게 선불카드를 지급하고 신라면세점도 골드 멤버십 카드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이 같은 프로모션은 전무한 상황이다.

대신 신라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 중문몰에서 보너스 포인트 지급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일상적으로 진행해온 이벤트 외에 방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롯데면세점 측도 정기 프로모션 외에 황금연휴를 타깃으로 한 행사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이 면세점을 방문할 수 있는 물리적 여건 자체가 차단되면서 프로모션이 무의미한 상황”이라며 “5월초 황금연휴 특수가 통째로 사라져 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급감해 인천공항내 면세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급감해 인천공항내 면세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방문객은 58만7879명으로 직전 2월 대비 66.4% 줄었다. 방문객이 줄면서 매출도 내리막을 걸었다. 3월 매출은 1조873억원으로 지난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중국인 보따리상 대량 구매가 이뤄졌지만 격리조치가 시행되면서 이마저도 대부분 사라진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업계 타격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80분기 연속 이어온 흑자 행진을 멈추며 20년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사업 매출이 급감했고 고정비 부담으로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진 탓이다. 공항점 매출은 42.4% 줄면서 면세사업에서만 490억원 적자를 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면세사업에서 적자가 예상된다. 비상장사 호텔롯데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확산된 2분기에는 적자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자진 휴업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적 개선은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그나마 창고에 쌓인 악성재고를 국내 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관세청은 6개월 이상된 면세점 재고 물품을 수입통관을 거쳐 아울렛 등에서 판매하는 것을 한시 허용했다.

이번 조치로 국내 면세점이 보유하고 있는 장기재고 중 20%가량을 소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당 물량을 소진할 경우 16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돼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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