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중고차 모두 판매 급감...최소 15% 逆성장 전망

베트남 자동차시장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베트남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판매량 감소, 가격 하락, 공장 폐쇄로 인해 자동차시장이 올해 15%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이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이제 막 시동을 거는 부품 제조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차와 중고차 판매량 동반 감소

베트남 내 자동차 대리점은 급격히 줄어든 판매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장기간 진행하고 있다.

할인폭이 가장 큰 차량 중 하나는 미국 포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익스플로러'다. 지난해 19억9000만동(약 1억원), 올해 초 22억6800만동(약 1억 3400만원)이었던 이 차량의 가격은 현재 18억동(약 9,300만원)까지 내려갔다. 남부 지역 일부 대리점들이 2018년에 생산한 흰색, 회색 익스플로러를 이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 쉐보레는 SUV인 2018년형 '트레일블레이저'를 최대 4억동(약 2000만원) 낮춰 판매하고 있다. 2019년에 생산한 3개 버전의 판매가가 각각 8억8500만동(약 4425만원), 10억6600만동(약 5330만원)이다.  

독일 BMW도 베트남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할인률을 적용하고 있다. 2020년형 'X7'을 75억동(약 3억25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판매량도 급감했다. 하노이의 팜훙 등지에 있는 중고차 매장에서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중고차 매장 대표는 "연초부터 중고차 판매점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했는데, 신차 가격이 떨어지니 중고차를 찾는 손님이 더욱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바깥 출입을 자제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도 신차와 중고차 모두 팔리지 않는다"며 "지금 매장 내 차량 모두 최소 4000만~5000만동씩 손해를 보며 팔고 있다. 일부 모델은 수억동까지 손해를 보는 가격을 제시해도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 중단 연장, 추가 손실 불가피

베트남의 자동차 생산공장들은 정부의 사회적 격리 조치에 따라 지난 15일까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사회적 격리 조치는 오늘 22일까지 연장됐다. 하노이, 호찌민 등 대도시에서느 30일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공단 지역들은 자체적인 판단아래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문을 닫은 자동차 공장들이 재가동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포드는 중국산 부품 수입과 외국인 전문가들의 입국이 차단되자 지난달 26일부터 베트남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쉬고 있다. 공장 재가동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포드는 코로나19 확산 추세, 정부의 각종 제한 조치, 부품 공급업체의 운영 상황에 따라 공장 가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베트남 토종 자동차업체인 빈패스트는 지난달 27일부터 하노이와 호찌민의 빈컴 쇼핑센터 내 자동차 매장을 임시 폐쇄했다. 매장 재개장 일정은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토요타와 렉서스는 베트남 전국 매장과 AS센터를 임시 폐쇄했다.

토요타는 지난달 30일부터 베트남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4월 첫주에는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인 태국에서도 생산을 멈췄다. 재가동 일정은 역시 아직 정하지 않았다. 

현대차의 베트남 조립생산업체인 TC모터는 지난 15일까지 닌 빈에 있는 현대차 조립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추가 격리조치가 진행되면서 재가동 소식은 아직 없다. 

VAMA는 베트남 내 자동차 회사들의 올해 매출이 당초 예상치보다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수리센터 고객도 60~7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적 격리조치가 더 연장되면 자동차 생산공장들의 임시폐쇄 기간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손실폭이 더욱 커질수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조립생산공장들이 격리조치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으로 문을 닫을 가능성도 나온다. 현지 매체들은 "지금(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 공장문을 다시 여는 것은 양날의 칼이 될수 있다"며 "어차피 소비가 실종된 시기에 굳이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편 VAMA는 자동차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판매가 중 부가세 50% 및 등록비 50%를 감면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가 이 요청을 승인하면 신차 판매가격은 최소 수백만동에서 최대 수천만동까지 내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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