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15년 연속 흑자 달성 사상 첫 매출 1조원 돌파 기염
적자 줄인 쿠팡 추격 속도·롯데온 이달 출범…네이버쇼핑 영향력↑

쿠팡의 급 성장과 '유통 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추격에 나서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왕좌' 자리를 수성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업계 최초로 수수료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15년 연속 흑자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경쟁사를 압도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수수료 기준 매출 1조954억원, 영업이익 615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수료 기준 매출은 업계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직매입 금액이 매출로 잡히는 형식이 아닌, 입점 업체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로 매출을 산정하는 오픈마켓 형태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자체 추산 거래액은 18조원 규모에 달했다.

이로써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게 됐다. 지난 2001년 이베이코리아에 인수된 옥션이 2002년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한 만큼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18년 연속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은 결제·배송·멤버십·할인행사 등 쇼핑 경험 전 영역을 포괄하는 이베이코리아 특유의 '스마일' 시스템이 이끌었다는 평가다.

실제 멤버십 프로그램인 '스마일 클럽'은 유료회원 200만명을 확보하며 충성고객 증가를 불러왔으며 오픈마켓형 물류배송 시스템 '스마일 배송'의 가동은 물류 부대비용 효율화로 이어지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구매고객 배송 경험을 다각화하고 택배기사의 수고를 덜기 위해 편의점, 대학교, 병원 등에 집중 설치한 무인택배함 ‘스마일 박스’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배송시대를 맞아 활성화되고 있다.

쇼핑 특화 간편결제인 ‘스마일페이’는 구매고객 결제를 한 번에 가능하게 하며, 파트너사를 늘려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가입자수 1450만명을 넘어섰고 온·오프라인에 걸친 외부 제휴처 확장으로 소비자 사용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현대카드와 함께 출시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인 ‘스마일카드’도 올해 3월 기준 약 77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PLCC카드는 유통업체가 주도해 발급하는 카드로 일반 신용카드나 제휴카드와 비교해 해당 유통사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커머스 최대 쇼핑 축제인 ‘빅스마일데이’ 역시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하는 등 연속 성공하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스마일 시리즈의 성공적 안착이 견조한 실적의 배경”이라며 “상당수 전자상거래 기업이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의 성장과 수익성 증가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다만 쿠팡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은 부담이다.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7조1530억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64.2%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1년 전 영업손실이 1조127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로켓 성장'했다.

특히 거래액 기준 성장률은 6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쿠팡의 올해 1분기 거래액이 이베이코리아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올해 1~3월 온라인 결제액은 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며 "지난해 1위인 이베이코리아가 4조2000억원으로 3% 증가에 그쳐 쿠팡이 1위에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영업이익을 내도 안심하기 이른 이유다. 더욱이 위메프와 11번가 등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위메프는 거래액이 6조4000억원에 달했다.

네이버쇼핑과 이달 출범을 앞둔 롯데온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인지도와 영향력만 놓고 보면 쿠팡을 앞선다.

실제 네이버쇼핑의 올해 1분기 기준 스마트스토어(NAVER 자체 C2C몰) 입점업체 수만 30만개, 등록 상품 수는 8억개에 달한다. 1일 신규 등록 상품 수는 700만개다. 1회 평균 거래금액은 4만5000원으로 1500만명의 구매자가 매월 평균 12만~13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모든 소비에 있어 네이버를 통해서 상품 정보를 구하는 구매 행위가 너무나도 보편화돼 있다"며 "네이버 온라인쇼핑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능가하는 경쟁자의 등장이나, 국내 소비자의 상품 구매 패턴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28일 출범하는 '롯데온'도 복병이다. 롯데는 오프라인 시장의 절대 강자이면서도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3년간 심혈을 기울여 롯데온을 준비해 왔다. '온라인 포 오프라인'(O4O) 전략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3900만명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을 제공하고, 총 2000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전국 1만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뛰어넘는 롯데만의 고객 최적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선보인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에 아마존 있다면 우리에게는 롯데온이 혁신적으로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행태가 급변하고 있다"며 "이베이와 쿠팡, 롯데, 신세계, 네이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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