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일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 "경쟁입찰이 원칙이지만 과점주주 방식으로 바꾸면서, 수의계약에 의한 매각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중동펀드에 매각을 추진하는 지분에 대해서는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종룡 위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7월에 종래 경영권 매각 방식을 과점주주 매각으로 바꾼 뒤 중동 국부펀드 등을 대상으로 수요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과점주주 방식으로 바꾸면서 일부 주주에 대해서는 우리은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매각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며 "그래야 나머지 지분 매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주주가 자꾸 바뀌면 우리은행 경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적인 투자자들 찾는 일이 중요하다"며 "또 경영의 자율성 측면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봣고, 중동 국부펀드가 이런 성향에 맞아 이들을 대상으로 수요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또 "접촉 결과 서로 논의해보자는 합의는 있었고 긍정적"이라며 "다만 가격 등 매각조건과 지배구조 문제 등에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은행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진행 중"이라며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MOU(양해각서)를 완화해 경영자율성을 보장하려 하는데, 내일쯤 구체적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의 실사가 현재 마무리단계"라며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발생가능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세부적인 자구계획까지 담은 종합대책을 이달 중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우조선이 현재 유동성 위기 없이 영위되고 있지만 이 상태로는 지속할 수 없고,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자본확충 자구계획을 통해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가 87에 머문데 대해서는 "WEF 순위는 자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로, 이를 국가별로 비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기재부 등과 협의해 WEF에 금융부문 평가방법에 대한 건의사항 등을 전달해 내년도 평가에서는 개선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중 발표되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과 관련해서는, "보험산업은 많은 규제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금융당국이 상품설계, 가격, 판매채널, 자산운용 등을 일일히 규율해오던 것을 시장규율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제는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하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의미"라며 "이렇게되면 소비자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이 해외 성공 사례가 없는 것도 규제 때문에 경쟁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대로는 갈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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