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을 움직일 큰 변수 중 하나는 금리다. 과연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한국도 뒤따라 올릴 것인가. 과연 한은도 금리를 올린다면 언제부터, 어느 정도 올릴 것인가.

사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주택시장에는 부담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워낙 심하고 경기부진도 심해서 한은이 곧바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글로벌경제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 금리를 선도하는 경향이 강한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시차는 있겠지만 뒤따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조정의 시차가 평균 9.7개월로 분석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2015년 5,6월의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및 인하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많이 빌리는 보금자리론 등 주택금융공사의 대출상품 금리는 되려 2차례 오르기도 했다. 

이 대출상품은 국고채 5년물 금리와 연동되는데,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뒤따라 올라간 것이다. 결국 금융기관도 시장에서 돈을 빌려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밀가루 값이 오르면 빵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시중금리는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변수가 고정돼 있다는 전제하에서 금리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는 반비례 관계다. 금리 변동은 부동산 보유자와 잠재적인 수요자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던진다. 수익률이 변한다는 신호다.

예컨대 부동산 보유자의 경우 금리 상승은 금융비용의 증가→투자수익률 하락→부동산 보유 메리트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유자들로서는 금리 부담이 가중될 경우 일부에선 매물 출회로 이어진다. 

금리상승은 잠재적인 수요자에게도 신규 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매수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줄어든 수익만큼 인하된 가격이 아니면 매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매도자와 매수간의 힘겨루기 진행도 잠시, 가격은 하락 압력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변수가 고정돼 있다는 전제하에서 금리 상승은 대체로 부동산 가격 하락요인으로 이어진다.

최근들어 금리가 부동산시장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큰 특징이라면 금리(이자율)의 힘이 눈에 띄게 커졌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전의 주택시장이 내부의 수급에 의해 움직였던 것과는 딴 판이다. 외환위기 이후 금리는 슈퍼 파워(Super Power) 같은 존재다. 금리는 주택가격뿐 아니라 지가, 건축허가, 전세가격 등에 전방위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다. 

물론 금리의 민감도는 상품별로 달리 나타난다. 실수요 상품보다는 투자재 성격이 강한 상품일수록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반아파트보다는 재건축아파트가 금리 민감도가 높을 것이다. 수익성 상품인 상가의 경우 금리인상은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가 큰 부동산 시장은 금융시장 변화(금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토지시장의 경우 대외 악재에 둔감하다. 레버리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땅주인들은 대체로 자산가들인데다 대출한도가 낮아 토지에 대출이 거의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급격하게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중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물론 부동산 투자자들도 미국 금리 동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금리의 인상 시기나 폭을 알 수 없다.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할 때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일테면, 부동산 매입 시 대출을 매입가격의 30% 이내로 하여 안전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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