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문 대통령(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코로나19 관련 제3차 비상경제회의 발언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0.3.30 xyz@yna.co.kr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생활고를 돕기 위해 소득 하위 70% 가구에 최대 100만원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긴급재난지원금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회의 브리핑에서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소요 규모는 9조1000억원 수준이며, 이중 정부 추경 규모는 약 7조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2차 추경으로 중앙정부 7.1조…지방정부 2조

긴급재난지원금 총 소요 재원은 9조1000억원이다. 정부는 2차 추경을 통해 7조1000억원을 조달하고, 지방정부에서 2조원을 마련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 차원에서 8 대 2로 지원키로 한 것이다. 다만 서울의 경우 분담 비율이 다를 수 있다.

정부는 7조1000억원에 달하는 추경 재원 대부분을 예산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다. 여건 변화로 집행 부진이 예상되는 사업과 절감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최대한 감액을 할 계획이다. 

국고채 이자상환, 국방·의료급여·환경·농어촌·사회간접자본(SOC) 사업비 등을 삭감한다. 정부는 2차 추경안을 조속히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총선 직후인 4월이다.

지급 기준은 중위 소득의 150% 이하로 약 1400만가구가 이번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매년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정하는 기준 중위소득의 150%는, 올해의 경우 Δ1인가구 263만6000원 Δ2인가구 448만8000원 Δ3인가구 580만6000원 Δ4인가구 712만4000원 등으로 결정됐다.

지급 방식은 지역 상품권과 전자화폐 등이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급되는 특별돌봄쿠폰, 노인일자리쿠폰 등과 중복 지급도 가능하다. 정부는 앞서 1차 추경을 통해 아동 1인당 특별돌봄쿠폰(10만원)과 노인일자리쿠폰(23만6000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단순 월급 합산액을 기준으로 할지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할지 구체화하지 않아 소득인정액을 확인해보려는 시민들의 복지로 사이트 접속이 폭주했다. 통상 복지정책의 기준은 집과 자동차 등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후 근로소득을 합산하는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한다.

소득인정액은 보통 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기타소득 등을 합계한 종합소득액('소득평가액')과 부동산·전월세보증금·금융재산·자동차 등 주요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쳐 구하기 때문에 계산식이 복잡하다. 복지로 사이트는 이 계산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취약계층 보험료·전기료 감면

정부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해 4대 보험료와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준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납부액 기준 하위 20~40%를 대상으로 올해 3~5월 3개월간 월 납부액을 30% 감면하기로 했다. 직장가입자 기준 월 소득 233만원 이하면 감면 혜택을 받는다. 총 488만명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월 최대 2만원에서 최저 6000원의 감면 혜택이 돌아가지만 당초 정부 감면안 50%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3개월간 납부 유예를 완화한다. 본래 실직이나 휴직이어야 유예가 가능하지만 소득감소를 납부 유예 사유로 인정한다. 고용보험도 30인 미만 사업장이 원할 경우 3~5월 납부분을 3개월 뒤에 낼 수 있다. 산재보험은 3개월간 납부유예와 6개월간 30% 감면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기요금도 상시근로자 5인(광업, 제조업 등은 10인) 미만 사업자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소득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에 한해 3개월간 납부 기한을 미뤄준다. 

홍 부총리는 "비상한 인식하에 우리 경제가, 우리 국민이 버티고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대책의 지원대상을 더 확대하고 수혜자에 대한 지원도 더 강화해나가고자 한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오늘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바와 같이 4대 사회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확정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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