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핵심부품 MLCC 공급 불안 우려

삼성전기의 MLCC 구조도. [사진=삼성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지난 15일부터 봉쇄되면서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TV 등 각종 IT(정보기술) 기기의 핵심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장이 많아 생산과 제품 출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보는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마닐라 전체를 사실상 봉쇄했다. 이에 따라 외국에서 마닐라로 들어오는 교통편이 사실상 중단됐다. 

문제는 마닐라 인근이 세계 MLCC 1위, 2위 기업인 무라타제작소와 삼성전기의 주요 생산거점이라는 점이다. 무라타제작소는 전체 생산의 15%, 삼성전기는 40%를 필리핀에서 생산한다. 이들 기업은 이미 지난 1월 마닐라 인근 탈(Taal)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었는데, 이번에 코로나19 소동까지 벌어진 것이다. 당시에도 마닐라 국제공항이 폐쇄되고 물류가 멈추면서 MLCC 공급이 불안해졌다. 

대만 매체 중스뎬즈(中時電子)는 "필리핀 내 공항은 모두 8곳인데,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3곳이 마닐라에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력과 교통에 차질을 빚으면서 MLCC의 생산과 출하의 어려움이 이전보다 더 심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경기 침체도 문제다. 마닐라 봉쇄가 풀려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져도 수요가 많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배현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스마트폰 수요 공백이 이어지면서 삼성전기의 올해 이익 컨센서스 하향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삼성전기에 대한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으로 낮췄다. 

다만 배 연구원은 "주가의 관점에서 중국 수요 전망의 방향성이 바뀔 때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가 삼성전기"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효과를 보이면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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