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생산기반시설 구축 위한 생태계 조성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위치한 빈그룹의 자동차 생산회사 빈패스트 공단 모습.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이 산업용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진출한다. 미·중 무역 분쟁,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시설 이전 수요가 많아 투자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따로 있다. 현지 부품화 비율이 낮아 자국 생산기반이 턱없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직접 해외 협력업체들을 유치해 자체 생산에 필요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빈그룹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빈홈즈 공단 투자회사(VinHomes IZ)의 지분 전체를 부동산 회사 빈홈즈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빈홈즈는 주택, 상업용 건축물, 공단 등 3개 사업 분야를 주축으로 하는 경영전략 실행 기반을 마련했다.

빈홈즈는 자회사로 편입된 빈혼즈IZ를 통해 하이퐁 공단 개발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빈그룹은 하이퐁 공단 내에 260헥타르(약 2.6㎢) 규모의 빈패스트 자동차 제조 공장 및 지원 시설을 건설한 경험이 있다. 

빈홈즈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 기금 개발, 인프라 구축,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 구현 및 운영 경험을 활용,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의 생산시설을 설계, 시공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FDI의 약 70%가 생산 및 농업 분야여서 공단 인프라 관련 수요가 풍부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베트남 성장률을 6.5%로 예상하는 등 거시경제가 발전하고 있으며 FDI 진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베트남 공단 개발 사업 분야에서는 Becamex IDC, IDICO, Kinh Bac City, VSIP, Saigon VRG, Sonadezi, Viglacera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빈그룹 관계자는 "지금 베트남 생산, 제조 시설은 글로벌 기업의 부품 조립 등 보조적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빈홈즈는 공단 개발 사업을 통해 자동차, 스마트폰 등 국내 자체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빈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은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들을 직접 유치함으로써 현재 주력산업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전자전기제품의 자체 생산에 필요한 부품의 현지화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빈그룹의 자동차 자회사인 빈패스트와 전자제품 생산회사인 빈스마트는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형태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협력업체들의 기술과 생산기반이 취약하다보니 공급망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베트남생산현장애로기술지도센터(VITASK) 하노이 사업단 관계자는 “자동차의 경우 아직까지 타이어나 간단한 금형 부품정도만 생산하고 있어 부품 현지화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접 공단을 운영하면서 해외 기업들에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공급망을 구축하면 향후 부품 현지화 비율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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