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로젠택배/ 사진=각사

신세계그룹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로젠택배는 국내 4위 택배업체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신세계가 배송 시스템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SSG, 로젠택배 인수 검토 이유는?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온라인 유통사업을 운영하는 쓱(SSG)닷컴은 로젠택배 매각 주간사인 씨티글로벌그룹마켓 증권에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인수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신세계는 실사를 진행한 뒤 내달 열리는 본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매물로 나온 콩계 사모펀드(PEF)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PEA)가 갖고 있는 로젠택배 지분 100%다. 매각 측이 제시한 희망가는 약 4000억원대로 전해졌다.

신세계가 로젠택배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온라인 배송 시장이 확대되며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주문이 폭증, 물류 인프라 확대가 시급해졌다.

신세계가 로젠택배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은 온라인 배송 시장이 확대되며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쇼핑 주문이 급증, SSG닷컴은 배송가능물량의 95% 수준에 달하는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새벽배송 물량을 최대 50% 늘리고 배송 차량을 추가 확보하면서 온라인 폭주에 대응하고 있지만 배송 역량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신세계가 뒤늦게 로젠택배 인수에 관심을 보인 이유로 보고 있다.

로젠택배를 노리는 곳들은 또 있다. 신세계 외에 신생 사모펀드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위메프, 키스톤PE 등도 강한 의지를 갖고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흥행여부는 '안갯속' 

다만 흥행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로젠택배가 국내 4위 택배사업자지만 ‘빅3’와의 격차가 크고, 사업구조도 매력적이지 못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1999년 설립된 로젠택배의 국내 택배 시장 점유율은 9~10%. ‘빅3’인 40% 점유율이 넘는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직스에 비해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수수료 싸움에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사업구조도 타 업체들과 비교해 상이하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기업간거래(B2B) 중심이지만, 로젠택배는 소비자간거래(C2C) 사업에 특화 돼 있는 구조다. 전체 택배 물량 중 80% 이상이 개인 고객에서 나온다. 무엇보다도 자체적으로 확보한 물류 터미널이 많지 않고, 임차 형태의 소규모 터미널이 많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로젠택배는 자체 물류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화주로부터 물류 거래를 따내서 개별 택배 영업 주들에게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사업모델은 안정적인 실적으로 이어지지만 물류 네트워크가 그만큼 미약해 시장에선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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