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가가 18일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장 초반 내림세를 보이다 낮 12시쯤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반등했다. 이날 한진칼 주가가 크게 요동친 것은 경영권을 놓고 대결을 벌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의 싸움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하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날은 특히 조현아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연합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후보에서 사퇴한 것이 논란이 됐다. 김 전 사무는 조현아 연합이 참신하고 전문성 있는 경영인이라며 제시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돌연 사퇴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김 전 전무가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상무는 이 서신에서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자 연합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사 후보가 사실상 조 회장 측을 지지했다는 얘기에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이 불리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에 그동안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한진칼에서 이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그러나 반전이 일었다. 3자 연합이 즉각 반박 자료를 낸 것이다. 3자연합은 "김치훈 이사 후보자에게 이사직을 요청할 때 충분히 명분과 취지를 설명했고, 본인의 동의를 얻었다"며 "김 이사 후보자가 오늘(18일) 새벽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김 전 상무가 조 회장을 지지해서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3자 연합은 이어 "이런 일(김 이사 후보 사퇴)에 흔들림 없이 계속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상무의 이사 후보 사퇴에도 3자 연합이 경영권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한진칼 주가는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결국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날보다 2.57% 오른 4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그동안 함께 상승 흐름을 보이던 나머지 한진그룹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한진칼 우선주가 3.53% 내렸고, 대한항공이 3.36% 하락했다. 대한항공 우선주는 4.14% 떨어졌으며, 한진 주가도 3.91%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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