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태아 때부터 어린이보험으로 자녀의 질병 대비를 보장하는 상품인 어린이보험이 제3보험 시장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손·생보사들이 뛰어드는 제3보험 상품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보험이 ‘어른이보험'화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어린이보험이 ‘어른이보험’이 되는 이유는 시장 확대를 위한 보험사의 전략 때문이다. 어린이보험은 비교적 낮은 금액으로 넓은 보장 범위를 담보 받을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이 때문에 성인 가입자도 느는 추세다. 한화생명의 일부 어린이보험 상품은 만 30세까지도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보장이 좋다는 인식이 있어, 20대도 가입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보장범위와 보장 수준이 괜찮으니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만 30세까지 가입 가능해 ‘본질’ 어긋난다는 지적도

어른이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보험의 본질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보험사들이 새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어린이보험 취지에서 벗어나 가입 대상 연령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7월 무배당 수호천사 어른이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손해보험사는 제3보험으로 건강보험, 질병보험,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어린이보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이 제3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어린이보험의 강자는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이다. 두 회사는 어린이보험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며 수위를 다투고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판매 건수는 각각 34만4686건(286억원), 34만1339건(272억원)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사 '빅5'를 합산한 시장 규모는 830억원쯤 된다.

◆제3보험 시장 공략 나서는 생·손보업계

어린이보험이 속한 제3보험은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되어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한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어 생·손보업계가 경계 없이 판매할 수 있다.

생보업계는 기존 고수익상품(종신보험, CI보험 등)을 판매할 수 있었지만, 한 회 보험료 부담이 커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져 제3보험을 판매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손보업계는 기존 상품의 손해율이 높아지자 새로운 계약을 창출하기 위해 제3보험 시장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기존 상품의 손해율을 상쇄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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