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민주당 주도로 트럼프 탄핵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탄핵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더 응집시키는 것은 물론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까지 움직여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그에게 정치적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이같은 분석의 근거로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들었다.

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탄핵조사를 본격화한 지난 10월 39%에서 45%로 높아졌다. 반면 트럼프를 탄핵해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의 비중은 52%에서 46%로 낮아졌다.

CNN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추세를 보여줬다. 트럼프에 대한 탄핵과 파면을 지지하는 의견이 50%에서 45%로 줄고, 반대 의견 비중은 46%로 지난달 중순에 비해 4%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18일 공개한 'CNBC 올아메리카 이코노믹 서베이' 결과도 트럼프에게 호의적이다. 탄핵 반대 의견이 45%로 찬성 의견을 1%포인트 앞섰다. 특히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49%로 지난 9월의 42%보다 7%포인트 올라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NN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추이가 탄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기보다 정치적 이익을 안겨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당초 미국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탄핵 시도가 궁극적으로 상원에서 좌절더라도, 탄핵소추만으로 트럼프가 '레임덕(절름발이 오리·임기 말 권력누수)'으로 전락해 내년 대선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여론 동향은 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트럼프를 '마이티덕(강한 오리)'으로 거듭나게 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사태를 계기로 절치부심해 2020년 재선을 위한 배수진을 칠 공산이 크다고 본다. 2016년 대선 때처럼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미국 우선주의' 강경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미 관계가 다시 냉각되고 반무역 공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

국론분열을 우려한 부동층의 표심이 트럼프에게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NN은 트럼프 탄핵 정국을 주도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당초 미국의 분열을 우려해 탄핵 시도를 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한국시간 19일 오전 본회의 표결에서 트럼프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과반의 찬성으로 승인했다.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등 두 가지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각각 찬성 230표, 반대 197표, 찬성 229표, 반대 198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하원에서 탄핵된 대통령이 됐다. 첫 임기 중 탄핵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하원의 탄핵소추 표결 직전 물러났다.

하원에서 트럼프를 탄핵했지만, 공화당이 과반 넘는 의석을 가진 상원이 이를 용인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하원에서 과반이 찬성해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넘기면 3분의 2가 찬성해야 탄핵이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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