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위축과 경기 부양의 조합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던 신흥국 주식시장이 새로운 전환점(turnaround)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중국 경제 둔화가 계속되면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이머징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MSCI이머징마켓지수는 지난 4월 중순 기록했던 연고점에서 8% 밀렸다. 하지만 위험회피 심리가 서서히 사그라들고 완화적 통화 및 재정정책이 이어지면서 투자가 개발도상국으로 다시 되돌아가기 시작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의견이 나온다고 블룸버그가 27일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취합한 이머징(일본제외) 투자심리 지수는 아직 '공포' 영역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기존 패턴이 일종의 가이드가 된다면 이는 희소식일 수 있다. 이머징 투자심리 지수가 지금처럼 낮은 수준이 이어지면 앞으로 12개월 동안 이머징 주식의 수익률은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은 설명했다. 

메리안글로벌인베스터즈의 닉 페인 글로벌 이머징마켓 본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이머징 투자심리) 지수는 꽤 정확했다"며 "역사적으로 이머징의 인기가 시들할 때 이머징 시장을 관찰하기 최적기였다"고 말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에 속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최근 움직임을 봐도 그렇다. 10년물 수익률은 미국에서 급격한 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낮음을 보여주고 이는 이머징에 청신호로 해석된다. 게다가 이머징의 중앙은행과 정부는 경제 부양을 위한 정책을 지속중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은 지난 2개월 사이 모두 기준금리를 낮췄다. 지난주 인도는 법인세 인하로 기업들의 세부담이 200억달러 가량 줄었다. 중국 역시 연말까지 경기부양 규모를 계속 확대할 전망이다.

싱가포르 소재 투자은행 UOB는 지난주 이머징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중국의 금리개혁을 근거로 들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달 10~11일로 확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쏠리고 있다. 단 하나의 낙관적 촉매제만으로도 이머징 증시는 상승장세를 연출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베어링은행의 크리스토퍼 스마트 전략가는 "최근 이머징 회의론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이머징이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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