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 제조업의 위축으로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5.26포인트(1.08%) 하락한 2만6,118.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19포인트(0.69%) 내린 2,906.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88.72포인트(1.11%) 떨어진 7,874.16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 전부터 미중 무역갈등 우려로 압박을 받은 증시는 미 제조업이 예상과 달리 침체에 빠졌다는 소식에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8월 중 미국의 제조업지수는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8월 중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는 49.1로 전월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51.3으로 소폭 반등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대 방향으로 지표가 나왔다. PMI는 50을 넘어서면 확장을, 넘어서지 못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ISM이 집계한 미국의 제조업 PMI가 수축국면에 진입한 것은 201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 우려에 하락세로 장을 출발했다. 9월1일 양국은 앞서 예고했던 대로 서로의 제품 일부에 관세를 부과했다. 전일 블룸버그는 양국이 이달 예정된 무역협상의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9월1일 발효 예정이었던 관세조치를 연기해달라는 중국의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이후 분위기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수입관세 부과와 관련해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아무런 물증도 없이 국가안보 논리를 들이대 중국 기업을 압박하거나, 중국을 중상모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그들(중국)이 새로운 행정부와 협상해 "미국에 대한 도둑질"(연간 6000억달러) 관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한다고 확신하는데, 앞으로 남은 16개월은 일자리 출혈을 경험하고 기업들을 가망 없게 만들 수 있는 긴 시간이다"라며 "내가 이겼을 때 중국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라. 합의는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지난주와는 사뭇 달랐다. 지난달 30일에만 해도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무역이슈와 관련해 미중 양측은 실질적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노력을 보이기를 바라며, 양측이 상호 존중에 기반해 합의점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 이슈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보잉은 2.66% 내렸고, 캐터필라는 1.66%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77% 후퇴했다. 자일링스가 3.52%, 퀄컴이 3.41% 내렸다.

뉴욕증시 11개 업종 중 8개 업종이 하락했다. 산업섹터가 1.42% 내려 가장 부진했다. 그 다음으로는 정보기술섹터가 1.26% 내렸고, 금융섹터는 1.11% 하락했다.

안전자산으로 시장 수요가 급히 몰렸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장단기물 모두 내렸다. 금 선물가격은 6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을 마쳤다. 국채 수익률을 따라 달러가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후퇴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06엔선 아래로 다시 내려섰다. 

안전자산 수요 확대로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자, 증시 은행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골드만삭스는 2.42%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67% 하락했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은행의 수익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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