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의 자국산업 육성 우선정책 영향...강력한 후원 통해 경쟁력 확보

베트남 정부는 자국산업 육성 우선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진출처:미디어써클]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인 패스트고(FastGo)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Vingroup)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패스트고는 동남아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그랩(Grab)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베트남 토종기업이다. 빈그룹의 자동차 자회사인 빈패스트(Vinfast)가 패트스고 서비스에 차량을 특별 지원한다.

패스트고는 운전자와 차량 확보를 통해 단숨에 그랩에 대항 할만한 경쟁력을 확보했고, 출범한지 갓 1년 된 빈패스트 입장에서는 다양한 차량 데이터를 확보할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자국산업 육성이라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에도 부합된다.

◈ 전략적 협약 통한 경쟁력 확보, 'Made In Vietnam'에 무게 중심

지난 15일 빈그룹은 패스트고와 협약을 맺고, 첫 단계로 약 1500대에 이르는 빈패스트의 경차 파딜(Fadil)을 공급키로 했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고급세단인 럭스(Lux)도 함께 제공한다. 두 차량은 각각 일반 서비스인 ‘FastCar’와 고급 서비스인 ‘FastLux’ 서비스에 사용된다. 

빈패스트는 현지매체를 통해 "패스트고 앱을 통해 자동차를 예약하는 고객들은 매력적이며 다양한 서비스 품질을 가진 빈패스트 자동차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첨단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승객을 운송하는 분야, 즉 차량공유서비스 부문에서 높은 서비스 표준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선 빈패스트는 경차인 파딜과 함께 패스트고의 운전자 파트너들은 빈패스트 차량을 주문할 때 특별 지원 정책을 받게 된다. 반대로 패스트고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차량공유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인 파트너 운전자를 다수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객들은 패스트고 애플리케이션에서 빈패스트의 특화된 차량 서비스를 통해 양질의 서비스와 함께 분실 도난 등을 비롯한 안전한 운행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패스트고는 빈패스트 자동차를 예약하는 고객만을 위한 특별 기능이 추가되도록 어플리케이션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또 패스트고 서비스를 이용해 빈홈즈(Vinhomes), 빈펄(Vinpearl)리조트, 빈컴(Vincom)쇼핑센터 및 빈마트(VinMart) 등과 같은 빈그룹의 생태계로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우선적으로 할인 코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베트남 실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산업분야에 진출한 빈그룹과 연계한 서비스는 패스트고에게 강력한 무기다. 이를 통해 동남아를 비롯해 베트남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그랩을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로 부각하게 됐다. 

빈그룹 입장에서는 빈패스트 차량에 대한 다양한 경험치를 축척하게 됐다. 그동안 빈패스트는 모회사인 빈그룹의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출범 1년만에 차량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속도만 앞세우다 보니 잔고장과 주요기능의 작동이 멈추는등 완성도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하노이 등 대도시에서는 이미 빈패스트가 생산한 전기 오토바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파딜차량의 앞 범퍼가 완파된 사고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패스트고 서비스를 통해 운행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될 경우 빠른 속도로 완성도와 경험치를 보완할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패스트 고는 빈그룹과 협약속에 강력한 경쟁력을 서로 확보하게 됐다. [사진출처:미디어써클]

무엇보다 자국산업 육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베트남의 정부정책과도 맞아 떨어진다. 

베트남 정부는 빈그룹을 앞세워 '메이드 인 베트남' 육성에 한창이다. 빈그룹이 차량, 스마트폰, 부동산, 유통, 백화점, 영화, 리조트, 항공 등 모든 산업에 진출한 공룡기업이 될수 있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삼성, LG 등 외국 FDI기업들을 통해 부품 현지화 등 자국산업 육성을 추진했지만 생각만큼 핵심기술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배경을 고려하면 빈그룹이 업계 1위, 2위인 그랩과 고비엣 등을 놔두고, 굳이 신생업체인 토종기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한편, 패스트고는 하노이, 호치민, 다낭시 등을 시작으로 파딜차량을 통한 운송 서비스를 시작한 후 전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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