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제품 수급 안되면 생산 차질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비상이 걸렸다. 핵심 소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당장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 맞대응에 나섰지만, 악화된 한·일 관계에 불안감이 증폭되는 모양세다.

당장 주식시장은 출렁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내리 하락하며 4만5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4만7000원)과 비교하면 3.4% 하락한 수치다.

SK하이닉스도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날 3.22% 내린 6만910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OLED)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할 것이라는 소식이 직격탄이 됐다. 

해당 품목은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제조용 포토레지스트, 고순도불산으로 매 수출 계약마다 허가 및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심사절차는 수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 고순도불산은 70% 이상이다.

만약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에 나서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해당 소재 품목의 재고는 1~2개월 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우나 고우나 일본은 소재 강국"이라며 "일본 소재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체의 타격은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일본의 수출제재가 삼성전자, 하이닉스 신용등급에 부정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실제 수출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평이다. 국내 기업들이 돌아서면 일본의 타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규제 품목의 시장 점유율이 70~90%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 반도체 기업이 주 고객이라는 점에서 일본 업체들의 피해도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규제로 인한 고객사 이탈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지금까지 해외 의존도가 컸던 한국 IT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은 2020년부터 반도체와 OLED 및 전기차 분야에서 적용되는 핵심 소재 일부를 국산화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한편 IT 핵심 소재 개발과 상업 생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업체로는 SK머티리얼즈, 한솔케미칼, SKC코오롱PI, 솔브레인, 후성, 동진쎄미켐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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