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일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주식시장의 관심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의 글로벌 증시 흐름과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어닝시즌 진입에 따른 국내증시 실적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6월 말 G20 정상회담 기간 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무역협상 재개를 합의하고,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베스트 시나리오인 G2간 무역협상 타결은 아니지만, 일단 양국의 무역전쟁 휴전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함에 따라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난 5월 초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원인으로 지적됐던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문제와 지적재산권 보호 및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의 법제화 문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다. 분쟁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 협상 재개 기대와 추가 관세부과 유보 가능성을 일정부분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후속 협상 진행 상황이 위험자산 방향성 결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두 번째, 미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해서는 최근 연준 의장이 미국 외교협회 연설을 통해 일시적인 현상에 단기적으로 과민반응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고, 6월 말 미중 정상간 무역협상 재개 합의로 인해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폭에 대한 기대심리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은 지난해 인플레 억제를 위해 네 차례나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인플레이션 부진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해석해 왔던 연준의 평가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이를 호재로 볼 것인지 혹은 악재로 볼 것인지에 대해 시장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기준금리와 주가의 장기 추이를 되돌아보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시기를 전후해 미국 경기 둔화폭 확대 및 증시 Peak out이 동반된 사례들이 나타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준의 금리인하를 둘러싼 해석의 차이는 향후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국의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던 2000년과 2008년 즈음 시작된 연준의 금리 인하와 인하 폭 확대는 주식시장의 큰 폭 하락을 동반했지만, 성장률 둔화와 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았던 1995년 전후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미국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기에 G2 무역분쟁이 맞물리며, 주가 조정폭이 커졌던 사례를 고려하면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고정된 법칙이 아니며, 연준의 금리인하 자체보다는 향후 미국의 경기 흐름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의 경기 방향과 GDP 성장률의 레벨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연준이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아직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보다는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이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인 여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로 7월 어닝시즌과 관련 국내증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전망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올 2분기 실적발표가 임박해 있다는 점이 대내적인 부담요인이다. 특히, 한국의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산업은 반도체임에 따라 국내증시에는 반도체 업황과 실적이 주요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반도체 산업의 영업이익 시장컨센서스를 고려하면, 현재 시장의 반도체 산업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완만하지만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기대 중인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일본 정부가 이달 4일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일부 품목의 한국향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히며 국내 반도체 업황 개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등장했다.

일단, 전면적인 수출 금지가 아니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해당 품목 재고량이 2~3개월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관련 기업들의 실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향후 일본의 규제 강화 수준과 시행 기간의 장기화 여부가 반도체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증시의 어닝스 일드갭(Earnings Yield Gap, 주식 기대수익률 – 채권수익률)을 비교하면 6월 말 미국은 3.8% 수준으로 2015년 이후의 평균치를 상회 중이다. 반면 한국은 7.7% 수준으로 2015년 이후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즉, 미국 주식시장은 올해 주가상승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채권 대비 주식시장의 메리트가 우세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 주식시장은 이에 비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갖고 있다.

국내증시의 글로벌 증시와의 연동성을 고려하면, 미국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 기대는 긍정적인 대외 여건이다. 이와 상반되게 국내 증시는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이 맞물린데 따른 기업실적 하락 기조가 아킬레스건인 상황이다.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 전반의 레벨업보다는 실적개선 기대 종목과 모멘텀 보유 종목 중심의 차별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시장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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