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인수 3개월 만에 매물로…'차입금 부담' 탓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꿈꾸던 '렌털 왕국'이 사실상 무너졌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인수한 웅진코웨이를 3개월 만에 다시 토해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재무적 리스크의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했다. 웅진그룹이 들고 있던 웅진코웨이 지분 25.08%가 대상이며, 매각 자문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은 지난 3월 모회사인 웅진씽크빅을 앞세워 인수한 지 3개월 만이다. 

앞서 웅진그룹은 지난 2012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했다. 이후 지난 3월 절치부심 끝에 다시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00억원에 인수했다. 또 약 2000억원을 들여 25.08%까지 지분을 늘렸다.

인수 당시 자금 부담이 컸지만, 차입금을 통해 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1조1000억원을 빌리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을 보탰다. 웅진씽크빅은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후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웅진에너지와 웅진북센·웅진플레이도시 매각에 나섰지만,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과부하가 걸렸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룹 신용등급까지 낮아지면서 채무 압박까지 시달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웅진그룹의 신용등급을 지난 2월에는 BBB+에서 BBB로 내렸고, 4월에는 BBB-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결국 다시 웅진코웨이 매각에 나서게 됐다. 증권업계서는 "다시 인수할 때부터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무리하게 차입금으로 조달하려고 하다 보니 결국 다시 매물로 나오게 됐다"고 평가했다.

웅진그룹도 "예상치 못한 재무리스크로 향후 그룹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위기발생 이전에 선제적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했다"며 재부 부담을 털어놨다.

웅진코웨이 매각 소식에 주가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웅진의 경우 지난 26일까지 2380원이던 주가가 이날 191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9.5%나 떨어진 수치다. 웅진코웨이도 전일 반짝했지만, 이날 7.75% 떨어지며 약세를 나타냈다. 

웅진은 재무부담 악화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웅진코웨이는 새로운 주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했다. 

다만 웅진은 지난 26일 2770원이던 주가가 이날 2900원으로 상승했다. 대규모 차입부담을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웅진코웨이는 새 주인을 찾기 전까지, 웅진그룹은 자금 문제를 해소하기 전까지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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