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현지 은행들이 국제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 은행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늘고 금리 하락세가 겹치면서 발행 여건이 좋아지자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베트남 현지 은행들은 국제회계기준과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평가기준에 못미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실제 발행여부는 미지수다.

27일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자금조달을 위해 일부 은행들이 수백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VPBank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이 은행은 국제채권발행 및 상장과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해 주주들에게 서면으로 의견을 수집했다. 

이 은행은 채권 발행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2가지 계획을 제시했다. 

첫째, VPBank는 유로중기채권(EMTN・Euro Medium Term Note) 프로그램에 따라 수 차례에 걸쳐 채권을 발행하기 원하고 있다. EMTN 프로그램은 채권 종류와 최대 채권량, 제한사항등을 명시한 후 시장 여건이나 투자자 수요에 따라 한도 내에서 채권을 발행할수 있도록 하는 아시아・유럽 시장의 채권 발행 플랫폼이다.

채권 액면가는 국제 채권시장 관행에 따르기로 했는데 최대 발행 규모는 10억 달러로 3년, 5년 물이다. 미국 이외의 외국 투자자들이 대상이며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둘째, VPBank는 주주들에게 민간발행 형태로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녹색채권(Green Bond)을 일부 투자자에게 발행하는 계획에 대한 의견도 수집중이다. Green Bond는 고정금리 3년물로 친환경사업에 대한 대출지원을 목적으로 발행 예정기간은 2019년과 2020년이다.

VPBank에 앞서, 6월초 TPBank는 2019년안에 2등급 자본에 대한 국제 채권 2억 달러를 발행하기 위해 주주들의 의견을 수집하는 정책을 승인했다. 주주들의 의견 수집시간은 오는 7월12일 까지다.

지난해에도 은행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외국자금을 조달하고 싶어했다. 예를 들어, HDBank는 주주들에게 100개의 투자기관들을 대상으로 5년 동안 고정 금리로 3억 달러의 전환 사채를 발행하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같은 국제 채권 발행은 베트남 은행에게는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이다. 외국자본에 대한 은행의 예전 접근 방식은 주로 신용이나 무역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대출은 주로 LienVietPostBank와 같은 대형 금융기관의 필요에 의해, 싱가포르 지사인 JPMorgan Chase Bank, N.A, 은행으로부터 5000만 달러의 대출을 받았다. SHB는 러시아 국제 투자은행으로부터 2000만 달러를 받았다. 또 IFC는 OCB에게 1억 달러, TPBank에게 1억 달러, ABBank에게 1억5000만 달러를 대출했다. 

현지 은행들은 국내 채권 발행과 비교하면 국제 채권 발행은 외화를 조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또 지금은 국제 시장 금리가 현지 국내 금리보다 낮다는 이점이 작용한다.
그러나 우려도 크다. 이제껏 외채 발행에 대한 많은 경험이 없는데다 환 변동에 대해 현지 은행들이 즉각적으로 대응할수 있는지 능력에 의구심이 가기 때문이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히에우(Hieu)씨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자율 혜택을 받는 경우 각 은행은 환율의 위험에 직면해야 한다"며 "채권을 발행 할 때 환율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지만 만기가 되면 환율이 상승하면 더 높은 가격으로 미화를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동이 심하고 항상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상황에 국제 채권 발행 문제는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연초 베트남 국내 환율은 달러당 2만3500동 이상으로 상승하다가 갑자기 2만3350동으로 밑으로 떨어지는 등 예기치 않은 변동을 겪었다. 미중 무역전쟁의 예기치 못한 변화에 직면하다보니 환율 압박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현지 은행들은 국제기준에 미달되는 경우가 많다. 

Hieu씨는 "베트남의 모든 은행이 국제 채권을 발행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국제회사로부터 신용 등급을 평가받은 은행만 국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며 "순위가 매겨지지 않은 은행은 국제 채권을 발행해도 구매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