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조원태 회장 백기사로 지분 10%까지 확대…강성부 펀드 '당혹'

한진칼

한진칼의 '백기사'로 델타항공이 나서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그 동안 '강성부 펀드'(KCG)와의 경영권 분쟁 기대감이 사그라졌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에 대한 외국인 지분 보유율은 전날 9.49%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 외국인 지분율이 6% 초반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 포인트(P) 넘게 늘었다.

지분 매입은 주로 델타항공을 통해 이뤄졌다. 델타항공은 최근 4.3%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10%까지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델타항공이 한진칼의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조원태 회장에 대한 지원사격이다. 조원태 회장이 강성부 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자 깜짝 백기사로 등장했다.

조 회장 일가의 한진칼 보유 지분 28.93%에 델타항공이 약속한 지분 10%, 여기에 일반 주주의 지원(5~7%)까지 더해지면 우호 지분은 4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지분을 20%까지 늘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나서겠다던 강성부 펀드를 앞지른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 일가가 우위를 점한 셈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혁 동력이 상실됐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한진칼의 주가는 지난 20일 4만40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델타항공의 백기사 사실이 알려진 이후 급락했다. 이날 주가는 3만350원으로 3거래일 만에 24.9% 하락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KCGI의 추가 지분 확대는 사실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 이슈 소멸 등으로 추가 조정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강성부 펀드는 당혹스러운 눈치다. 경영권 분쟁은 커녕 주가 하락에 손실을 떠안게 될 처지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한진칼 주가가 떨어지면서 강성부 펀드의 평균 매입 단가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한진칼의 주가 하락은 강성부 펀드에는 치명적"이라며 "매도에 나설지, 더 버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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