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日 롯데홀딩스 주총서 경영 복귀 시도…롯데 '사실상 거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26일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자신의 이사 선임건을 제안하며 경영 복귀를 요구했지만 롯데측은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형의 화해 제안을 거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등 그룹 현안을 묵묵히 추진해 나가는 모양새다.

SDJ코퍼레이션은 20일 “'신동주의 이사 선임 건'을 제안했다”며 “이번 주총에서 해당 안건만 제안하는 것은 신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시도해온 '화해 제안'의 연장선에 있다”고 발혔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그룹 전체를 위해 신 회장과 과거 응어리를 풀고 향후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안정화를 실현하자는 화해의 뜻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컴플라이언스(규범 준수) 위반으로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다각도로 경영복귀를 모색했지만 줄줄이 무산됐다. 특히 지난 5차례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의 해임과 자신의 이사 선임'을 시도했지만 모두 표 대결에서 패하며 그룹 경영에서 배제됐다.

최근에는 편지와 가족회동 제안, 탄원서 제출 등 화해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지만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자신의 이사선임 건만 제안하고 신 회장의 해임건을 제출하지 않기로 한 것 역시 자신의 경영복귀를 위한 것이지 화해 의도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롯데의 입장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가족 간 화해는 있을 수 있지만 상법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일은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신 전 부회장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 법원에서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경영 복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이 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주주와 임직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이지 신 회장과 화해로 인해 결정될 사안은 아닌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이사회에 복귀를 위해서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28.2%) 외 22%에 가까운 주주들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과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에 주주 설득에 나서는 것이 아닌 화해 시도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경영 복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홍보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SDJ코퍼레이션은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 차례 화해 제안을 시도해왔고 대법원에 신 회장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롯데그룹 경영 안정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실행한 바 있다”며 “주총이 열릴 때까지 화해 제안에 대한 신 회장의 답변을 계속 기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화해 요청과 달리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주총 참석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2월 국정농단 사태로 대표이사직 사퇴 후 경영 복귀한 뒤 처음 맡는 주총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청사진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호텔롯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도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호텔롯데 상장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는 최초로 중간 배당을 발표하고 롯데유럽홀딩스 지분을 호텔롯데에 매각하는 등 호텔롯데 가치 높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신 회장의 3심 재판 일정이 남아 있아 있는 변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호텔롯데도 최근 3차례에 걸쳐 2000억원의 공모채 발행을 추진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환 기간이 긴 사채 발행을 통해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고 유동성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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