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가 전하는 대미 무역전쟁시 중국 최악의 시나리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성장률 급락, 부채 급증, 외국계 기업 엑소더스(대탈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몇 주 사이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중국 경제에 미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7일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UBS는 최악의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이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6%를 밑돌 수 있다고 예상했다. 헬렌 치아오 BoA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5.8%를 경고하면서 성장환경은 5.8%라는 수치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중국에서 공장이 대거 빠져 나가면서 세계 공급허브라는 역할에 가장 큰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추가 지출로 관세 효과를 상쇄하려는 사이 국가부채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중국의 국가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산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겨냥한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중국 기업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맥쿼리증권의 래리 후 수석중국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이 막대할 것"이라며 "일본은행이 플라자합의 이후 자국 경제를 과잉 부양하면서 일본은 잃어버린 수 십년을 경험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에서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 평가절하와 엔화 절상에 합의됐고, 일본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돈을 풀면서 생긴 버블이 결국 붕괴해 장기 불황을 겪었다.

미국과 중국이 예고한 25% 관세가 모두 적용되면 올 하반기 중국 성장은 정부 목표 6~6.5%에서 하단 6%을 밑돌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미국이 지난 10일 확정한 관세만으로도 중국에서 440만명이 실직할 수 있다고 봤다. 지금까지 미국은 총 2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중국은 총 11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에 각각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3000억달러 중국산에 최고 25% 관세를 새로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급락을 막기 위해 막대한 부양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면 중국의 단기 성장과 부채지속가능성 사이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소시에테제네랄은 지적했다. 부채가 늘어나면 구조적 금융위기 우려가 재점화할 수 있다. 

클라우스 바데 소시에테제네랄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국계 대기업과 중국 민간 기업 모두 중국 현지 제조공장을 대체할 곳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기업의 기술공유를 사실상 강요하는 환경에서 투자성장이 둔화하면 장기적 생산성 저하가 불보듯 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중국의 기술업계 투자가 엄격하게 제한되면 해외의 노하우와 기술이전이 지체될 위험이 커지고 밸류체인을 높이려는 중국의 노력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롬바르드의 좡보 수석중국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라보방크의 마이클 에브리 아시아금융시장연구소장은 미국과의 경제전쟁이 중국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중국이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강국이 되기 훨씬 전에 서방 시장, 기술, 미 달러로부터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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