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올라 온 고장난 갤럭시 폴드.

너무 급했을까.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준비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가 공식 출시하기도 전에 큰 암초를 만났다. 

홍보를 위해 언론사와 IT(정보통신) 전문 유튜버 등에 배포한 기기가 잇달아 고장을 일으키면서 내구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같은 날 최대 라이벌 애플은 특허분쟁을 벌이던 반도체 업체 퀄컴과 극적으로 화해하며 5세대(5G) 아이폰 출시를 예고했다. 갤럭시 폴드를 앞세워 폴더블폰과 5G폰 시장 장악을 노리던 삼성전자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갤럭시 폴드의 이상설은 더버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로부터 처음 전해졌다. 출시 전 제품을 미리 사용해 보라고 기자에 제공한 일부 제품에서 디스플레이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제품을 폈을 때 한쪽 화면이 꺼지거나 깜빡거리고, 접히는 부분에 줄이 생기는 등 새 제품이라고 볼 수 없는 현상이 여러 건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화면에 붙어 있던 보호필름을 제거한 탓"이라고 했지만 기기 이상에 대한 해명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심지어 한 외신 매체는 삼성 휴대전화 산업에 큰 충격을 안겼던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에 이은 낭패"라고 지적했다. 

갤럭시 폴드는 이번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스마트폰의 역사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 12일 미국에서 사전 구매 예약을 시작하자 단 하루 만에 준비 물량 1만여 대가 동났다. 

다음 달 중순 한국 출시를 앞두고 한국 소비자의 기대감도 컸다. 접었을 때 일반 스마트폰처럼 쓰다가 펼치면 7.3인치의 대화면으로 쓸 수 있어 갤럭시 폴더 하나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한 번에 가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2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 아깝지 않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삼성전자는 공식 출시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한번 꺾인 소비자의 신뢰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플이 퀄컴과 화해한 것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은 그동안 퀄컴과 특허분쟁을 겪으면서 5G 통신 칩을 공급받지 못해 5G 아이폰을 출시하지 못했다. 

반면 직접 5G 칩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이미 출시했거나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3강 가운데 유일하게 5G폰을 개발조차 못 한 애플이 사실상 퀄컴에 백기 투항하며 손을 내민 것이다. 

그럼에도 애플이 올해 안에 5G 아이폰을 출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삼성에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삼성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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