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기회 동시에 맞은 은행산업, 적극적인 외자유치로 한단계 도약

베트남 언론들이 신한은행 진옥동 신임행장의 발언을 집중조명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 현지 언론이 신한은행 진옥동 신임 행장의 베트남 발언에 주목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인수합병(M&A)과 마케팅을 통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가장 규모가 크고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외국계은행으로 발돋움했다.

현지 언론들은 신한은행 진 행장의 발언 등을 보도하며 신한은행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한국 은행권의 적극적인 베트남 진출이 현지 은행들의 낙후된 시스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 베트남 투자 발언에 주목

신한은행 진 행장은 지난달 28일, 행장 취임후 가진 첫 기지간담회에서 "베트남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해서 현지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 행장은 미국, 일본 등 기축 통화국과 빠르게 성장하며 금융 수요가 팽창하는 신흥국, 이 두개 시장에 대한 투트랙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필요하다면 해외 현지 은행의 추가 인수도 검토할 수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제한된 인력 자원때문에 자산 규모를 늘리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의미있는 성장을 일궈내고 있는 베트남에 과감한 투자로 현지 은행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단순히 해외에 지점 몇개를 설립하는 형태가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현지 은행화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이같은 진 행장의 행보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지난 1993년 베트남에 첫발을 디딘 신한은행의 경우 현지에 진출한 외자계은행 중 가장 규모가 큰 은행으로 성장했다. 현지화에도 적극적이다. 베트남에서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박항서 감독과 축구 대표팀을 앞세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호주 ANZ은행의 소매 부문을 인수한 뒤 현지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의 농협금융지주는 현지 어그리뱅크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다른 한국 은행들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의 BIDV은행 지분 15% 인수를 결정했으며 최근 농협금융지주도 어그리뱅크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를 검토중이다. 우리은행과 KB은행 역시 올해 베트남 현지에서 지점을 적어도 5개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 은행들의 순이익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계 금융사의 베트남 순익은 1년만에 2배이상 증가했다. 나라별로도 중국(1억5280만달러)에 이어 베트남(1억3180만달러)이 두번째다. 지난해 신한베트남의 경우 1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냈다.

◼︎ 2019년 위기와 기회 동시에

베트남 입장에서도 한국 은행들의 적극적인 시장진입을 내심 즐기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베트남은 은행산업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일단 오는 2025년까지 베트남 정부는 국영은행들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지분을 최소 51%까지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또 민영화와 중소형 은행들의 매각도 추진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상업은행과 소규모 신용기관이 대형은행으로 합병되도록 장려하고 있다. 외국자본등이 인수주체가 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금융시스템 선진화와 경제발전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국제회계기준인 바젤2 적용이 시급한데, 이를 위해서는 자본확충과 시스템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외국자본이 유입될 경우 두가지 난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3~5개 은행의 해외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베트남 은행 발전전략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바젤국제기준에 근거해 은행을 관리하고 글로벌 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CPTPP에 가입하면서 금융시장이 개방됐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반면 올해부터는 많은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 베트남이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하면서 금융시장이 개방됐기 때문이다. 협정에 따르면 회원국 은행들은 국가간 금융 및 은행서비스 이용이 자유롭게 된다. 일본 은행이 베트남에 지점을 내지 않고 신용카드나 지불결제 서비스에 베트남 고객을 가입시킬수 있게 된 것이다. 

선진적인 시스템과 우수한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베트남 은행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에 내놓을 만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가 없으며 개발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베트남 입장에서는 서둘러 금융산업 선진화에 나서지 않으면 큰 위기를 맞을수 밖에 없는 구조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이 신한은행과 다른 한국 금융사들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베트남 투자국 관계자는 "한국 은행들이 베트남 금융시장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이는 베트남의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현상이다. 현지 은행들은 선진시스템과 자본확충을 통해 한단계 도약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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