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의 유망 분양단지를 제외하고 주택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재고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줄었고, 가격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별다른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 보니 수요심리가 위축돼있고 관망세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거의 유일한 기대 변수를 꼽는다면 개발재료이다. 장기투자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서울 영동권과 도심의 개발 계획을 여전히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고,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할 광역 교통망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연초 발표된 예타면제 사업을 중심으로 해당 지방도시에 대한 개발 기대감도 형성됐다.

3기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주택공급계획과 주요 대도시 구도심에서 진행중인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대한 관심도 전국적으로 여전하다. 상대적으로 기존 인프라 및 주거환경이 양호하고 향후 가치상승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상대적으로 구도심 신축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곳이 적지 않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주택시장의 거래부진과 가격약세를 전환시킬만한 대내외 환경은 갖춰지지 못했지만, 인프라 투자와 신축주택 공급을 중심으로 지역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 이에 따른 도시개발과 확장 방향에 따라 투자대상으로서의 부동산 상품가치도 차별화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진행중인 주요 인프라 개발사업과 주택공급은 좀더 신중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단기 유동성 공급이나 부양 효과를 넘어 침체된 주요도시의 미래성장전략과 맞닿아있어야 한다. 재정의 한계를 고려할 때 단순한 분배나 균형에 치중하기 보다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예타면제 사업들을 시행함에 있어서 보다 면밀한 분석과 추진이 요구된다.

광역교통망 등 대형 SOC 개발 못지않게 생활인프라의 확충작업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 문화 등과 같은 주거환경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균형개발의 근간이 되고 양극화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도시의 쇠락한 구도심을 선택적으로 재생하고 노후주거지역을 정비하는 사업도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 부족한 신축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종 검토된 사업들에 있어서는 보다 빠른 후속진행이 필요하다. 국토관리와 도시개발에 있어서 지역별 차별화와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고, 구도심의 경쟁력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 연구위원 /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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