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테마를 넘어 산업 관련주에 영향

사진제공=픽사베이

“365일 미세먼지가 자욱하기를 기도합니다”

N포털 증권토론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댓글에는 “돈 많이 벌고 무덤가라” “욕먹고 싶어서 환장했나”와 같이 비판적인 댓글도 있고, “미세먼지 가득한 대한민국 파이팅” “폐렴 환자가 늘어야 우리가 돈을 번다”는 동종의 목소리도 있다. 다른 게시판에서도 미세먼지 관련주 투자자를 매국노로 지칭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들은 ‘똑똑한 투자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미세먼지가 날씨처럼 매일 체크해야 하는 기상요건이 되면서 미세먼지 관련주의 주가도 연일 상승 중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 관련주의 주가는 연초대비 35%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은 8% 수준이었다.

마스크 생산 업체 케이엠과 웰크론은 연초대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밖에 KC코트렐, 나노, 모나리자, 오공 등 미세먼지 관련주들이 40~60% 이상 급등세를 연출했다.

일부 기업은 재무적으로 실적개선 되면서 단발성이 아닌 중장기적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기청정기 제조 업체인 위닉스의 주가는 28일 29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 99% 상승했다. 위닉스는 지난해 매출 3,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201억원으로 16.8%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 점에서 미세먼지 관련주는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일반적인 테마주와 차별화된다.

한 신영증권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는 단순 테마주를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마스크 제조회사나 가전 업체 뿐 아니라 LPG 차량의 수요 증가, 건자재 등 여타 산업으로 관련 범위가 넓어진다는 설명이다.

과거엔 미세먼지가 봄에 극심했다가 사라지는 등 일시적 현상이었다. 마스크 관련주 정도만 테마주로 엮여 반짝 상승하다 급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현상이 만성화되면서 직접적으로 생활 방식이 변했고, 정부 정책 바람을 타고 관련 기업들의 수혜범위도 확대됐다.

LPG 차종에 대한 규제완화 법안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 통과 후 LPG 업계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증시에서 미세먼지 관련주 상승세가 눈에 띄는 근본적인 이유는 코스피의 침체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에 지수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자 미세먼지 테마로 투자자들의 수요가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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