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력 약한 카드사들부터 무너져"..수수료 역진성 문제는 여전

(사진제공=픽사베이)

현대자동차와 카드사 간 가맹해지 갈등이 일부 봉합됐다. 그러나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된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비씨카드 역시 수수료 역진성 문제를 안고 있어 갈등은 남아있다.

이번 카드수수료 협상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일반 가맹점이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보다 높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시작됐다. 현대차는 무이자 할부 등 카드사 혜택을 누리면서도 매출이 적은 일반 가맹점보다 수수료율이 낮았다.

막판까지 카드사와 현대차가 수수료율 타결을 위한 줄다리기에 나섰지만 역진성 해소에는 실패했다. 현대차가 기존 수수료의 0.01%포인트 인상만을 고집하다 0.05%포인트 내외의 인상폭을 제시하면서 양측이 협상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수수료율 역진성 해소에는 부족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형평성 문제, 타 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하지만 현대차가 내세우는 가맹계약 해지 카드는 협상을 어렵게 한다. 협상력이 더 약한 카드사들 부터 무너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금융당국은 수수료율 역진성 해소를 위해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대형가맹점에 강경 대응할 방침을 밝혀왔다. 그러나 카드사와 가맹점 간 개별 협상에 일일이 개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정책 목표 실현은 쉽지 않았다.

신한·삼성·롯데카드 등과 현대차의 가맹 계약은 해지됐지만 물밑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협상을 계속할수록 양측의 부담뿐 아니라 고객 불편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조정안을 내기 위해 논의 중이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 수수료 협상을 시작으로 통신사, 대형마트 등의 카드 수수료 협상도 시작될 전망이다. 현대차와의 협상이 첫 협상이었던 만큼 다른 업계와의 협상에서 기준점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통신사와 대형마트 역시 카드사가 제시한 2%~2.2%의 인상안이 지나치게 높다고 반발하고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협상안이 중요한 만큼 다른 업계도 아직 협상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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