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삼성·롯데카드와는 접점 못 찾아

사진제공: 연합뉴스

현대차와 일부 카드사 간 수수료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인상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는 현대차의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가맹점 계약종료라는 파국적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국민·하나카드로도 11일부터 현대차를 구매 가능하다.

나머지 신한·삼성·BC·롯데카드와는 협상을 진행 중이나 이날 오후 6시 현재 진전이 없어 신한·삼성·롯데카드는 11일부터 가맹점 계약이 해지될 전망이다.

BC카드는 현대차가 예고한 가맹점 계약 해지일이 14일이어서 양측이 협상할 시간적 여유가 아직 남아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접점을 찾게 된 것은 현대차가 지난 8일 한 중소 카드사가 제시한 수정안을 받아 다른 카드사들에 조정안을 내면서다.

기존에 카드사는 1.8%대인 수수료율을 1.9% 중반대로 0.1∼0.15%포인트 인상을 제시했고, 현대차는 동결에 가까운 0.01∼0.02%포인트 인상으로 맞서 양측의 입장차가 컸다.

그러다 현대차가 현행보다 0.05%포인트가량 인상된 1.89% 수준의 조정안을 내면서 양측의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현대차와 협상을 타결한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숫자를 확정 짓기보다는 일단 신한·삼성카드 등 대형 카드사가 결정한 수수료율 수준보다 약간 낮게 받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신한·삼성카드 등 업계 1, 2위 카드사의 행보가 관건이다.

현재 신한·삼성카드는 현대차의 조정안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 카드사가 제일 우려하는 부분은 이른바 '역진성'과 타 업권과 형평성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연 매출이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500억원 초과하는 초대형 가맹점보다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수수료율 역진성을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은 2.18%이고, 500억원 초과는 1.94%였다. 양측간 격차는 0.24%포인트다. 현대차가 제시한 0.05% 내외로 올린다 하더라도 역진성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카드사가 '갑'인 현대차에 강하게 맞서고 있는 것은 역진성을 해소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이 있었던 점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이 정도 수준의 인상에 합의하면 다른 업권과 협상에서 수세에 밀릴 수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이동통신 3사에는 0.2%포인트 인상안을 통보했다. 전 카드사가 현대차와 이 수준으로 완전 타결하면 이동통신사들이 인상 수준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것이 자명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3년 전 적격비용 산정 때 현대차는 수수료율을 거의 올리지 못했는데 현대차가 말하는 수준으로 인상하면 다른 대형 가맹점들이 들고 일어나 수수료율 협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