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식품·프랜차이즈업체들이 봄을 앞두고 매장 임차료와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식빵, 고추장, 된장 등 주요 식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고 있다.

업계 1위 업체들이 일제히 값을 올리기 시작한 만큼 전방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업계 1위가 값을 올리면 2·3위권 업체들도 2~3개월 내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한다.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었던 정부도 뒤늦게나마 치솟는 물가를 경계하고 나섰다.

파리바게뜨는 임차료 등 관리비 상승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빵과 케이크류 등 전체 830여개 품목가운데 9% 가량인 7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한다고 8일 밝혔다. Δ빵류 42품목(6.2%), Δ케이크류 20품목(4.6%) Δ샌드위치류 5품목(9.0%) Δ선물류 6품목(5.2%)이다.

주요 인상 품목은 '정통우유식빵'이 2400원에서 2600원(8.3%), '단팥빵'이 1300원에서 1400원(7.7%), '치즈케이크'가 2만4000원에서 2만5000원(4.2%) 등이다. 이에 앞서 업계 2위인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지난 1월부터 전체 품목의 14%인 약 90개 품목의 소비자 가격을 7% 인상했다.

대상은 고추장의 경우 주재료인 현미 가격 인상으로 4년만에 7% 가격을 올리는 등 다음 달 1일부터 고추장과 된장, 맛소금, 액젓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에서 9%씩 인상하기로 했다.

된장 역시 평균 6.1% 인상하기로 했다. 된장의 가격 인상도 2015년 이후 4년 만으로 주요 원재료인 대두가 2015년 ㎏당 1015원에서 올해 ㎏당 1095원으로 7% 이상 올랐다. 이 밖에 파우치, 지함, 박스 등 포재료도 지난 2015년 이후 23.8% 상승했으며 제조경비는 10% 가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택배업계의 독보적 1위인 CJ대한통운도 택배비를 박스당 평균 100원 이상 올리기로 하고 이달 1일부터 인상한 운임을 적용하고 있다.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도 뒤늦게나마 치솟는 식품 물가를 경계하고 나섰다. 정부는 8일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 차관회의 겸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가공식품 가격 안정을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가공식품의 원가 분석 결과와 가격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서민생활과 밀접한 가공식품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2% 내외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식품업계, 소비자단체 등과 협력해 가공식품 가격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출범 초기인 2017년에도 식품 등 서민 물가와 밀접한 품목에 대해 감시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각 제조업체나 프랜차이즈들은 최저임금 및 임대료 인상을 이유로 줄줄이 값을 올리는데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마치 신경도 안쓴다는 듯한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되레 물가 상승압력이 작아지고 있다는 발표만 연신 내놓고 있다. 물론 정부가 강제로 물가를 억누르는 것은 시장경제원칙에 위배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방관만 하고 있다면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뒤늦게라도 저부가 물가 안정화를 외치기 시작한 만큼 어떤 정책을 내세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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