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년 만에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다시 취임하면서 일본 롯데 경영에 복귀했다. 롯데는 신 회장의 복귀로 호텔롯데 상장 등 지주사 전환의 마무리 작업세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홀딩스는 20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 중이던 지난해 2월 스스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지 1년 만이다.

그동안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의 측근이자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던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왔으나, 이번에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2인 체제가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를 통해 사실상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다. 따라서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한국 롯데 지배구조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 회장의 복귀로 롯데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출범 이전까지 사실상 롯데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현재도 다수의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가 상장해야 지주사 체제가 안정될 수 있다.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은 롯데물산(31.13%), 롯데상사(34.64%), 롯데알미늄(25.04%), 롯데캐피탈(39.37%), 롯데손해보험(23.68%), 롯데렌탈(20.77%), 롯데건설(43.07%) 등이다.

재계에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복귀한 만큼 그간 미뤄뒀던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적극 추진,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과제로 꼽혀온 롯데면세점 실적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중요한 이유는 호텔롯데에서 가장 많은 사업 비중(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따라줘야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상황에서 상장할 수 있다. 2017년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국내 전체 매출 7조5000억 원을 돌파하며 창립 이래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롯데면세점 명동 전경 /사진 = 연합뉴스

특히 명동본점은 지난해 12월 14일 기준 매출 4조원을 넘어섰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잠시 주춤했던 명동본점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5% 신장하며 2018년 일평균 110억 원을 넘어섰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의 연간 매출액은 1980년 오픈 당시 22억원을 시작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2011년 1조원을 달성했다. 이후 2015년 2조 원, 2016년 3조 원을 돌파하며 급격한 신장세를 보였다. 2년 만에 매출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드 보복 이후 침체된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신한 따이공(대리 구매상인)의 수요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롯데의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순항'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롯데는 지주사 체제 전환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을 무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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