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들 매매과정에서 시가대비 지나치게 낮게 받아 수배 높여 판매로 이익

국유지가 민간 사업자에게 터무니없는 낮은 가격에 매매 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황으로 인한 국부 손실 문제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국유지를 민간 사업자에게 매매하는 과정에서, 토지 가격을 시가보다 지나치게 낮게 받아 '국유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베트남 정부내에서는 국유지 평가 금액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평가, 산정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국영기업 토지 60건의 소유권이 민간 사업자에게로 넘어갔다. 민간 사업자들은 국유지를 시가보다 평균 5배 이상 낮은 가격에 사들여 큰 수익을 얻었다. 

실제 호치민의 민간업자인 A씨는 호치민시 중부의 국유지 수천 평방미터를 사들였다. 해당 토지의 소유자였던 국영기업의 인맥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민영화 대상 국유기업 토지 정보를 알고 입찰을 진행했다. 때문에 A씨는 단 3명이 응모한 입찰에서 손쉽게 토지를 낙찰받았다. 

그는 은행에서 고금리의 단기 대출 자금을 받아서 몇천억동에 이르는 토지 매수 가격을 납부했다. 매수 직후, 그 토지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에 지인은 매수 시점에서 한달이 채 되지 않아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도 많은 차익을 남기게 됐다. 

그 지인은 그후, 매수한 국유지에 고급 아파트 단지를 건설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지금 베트남에서는 A씨 사례와 같은 '인생 역전 스토리'가 드물지 않다. 수많은 개인, 민간 기업이 국영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주식과 토지를 매수해 큰 수익을 올렸다. 

2018년 베트남 국회는 국정감사에서, “2018년 한해동안 총 38건의 국영기업 토지를 민간에 매매했는데,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입찰 과정을 생략하고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채 가격을 산정했다”며 “이는 일종의 범죄”라고 지적했다. 

정부나 국영기업이 소유한 토지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 산정하기는 어렵다. 전국 63개 성과 도시의 지역적 특성과 이익을 감안해야 한다. 하루밤새 토지 가격이 변동하는 현재 베트남 상황에서는 더욱 힘든 일이기도 하다. 

복잡한 행정 절차에 따라 토지 가격을 평가하다 보면, 시장의 가격 상승 및 하락 속도를 제때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호치민시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하노이나 호치민 등 대도시 토지의 국가 감정 가격은 실제 거래가보다 5~7배 낮다.

민간 사업자들은 이 점을 이용, 매매 서류상의 토지 거래 가격을 국가 감정 평가액 기준으로 낮춰 세금을 회피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국유지 가격 산정에 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는 중 하나는  10억 동정도에 거래되는 국유지를 매수하면서 160만동의 세금을 납부했다. 과세 기준은 ‘해당 지역의 가격 수준이 허용하는 범위'라는 애매모호한 내용이었다.

업계 전문가 및 정부 관계자들은 법적, 제도적 개선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정부 수입을 늘리고, 국가 자산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 감사를 총괄하는 호 둑 푹(Ho Duc Phoc) 의원은 “현행 토지 최저 가격 수준을 폐지해야 한다”며 “대신 토지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가장 높은 가격에 국유지를 매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환경자원 부장관인 당 흐엉 보(Dang Hung Vo)교수는 “국유지 사용자들이 토지 가격을 산정하도록 하고, 이렇게 산정한 가격을 근거로 해당 국유지를 매수한 민간 사업자가 보상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국유지 매수자가 토지세를 탈세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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