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주간 매매수급 동향 지수 73.2..부산 45.1로 전국 최저

매물 대비 집을 사려고 하는 수요자들이 2013년 침체기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의 여파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 지수는 73.2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3월 11일(71.8) 이후 약 5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감정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그 반대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해 9월 10일 조사에서 116.3까지 오르는 등 공급(매물)보다 수요자가 많았다. 그러나 작년 9·13 대책 발표 직후 꺾이기 시작해 5개월 만에 지수가 2013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9·13 대책 이후 대기 수요자들이 매수 의사를 철회하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반면 집주인들은 대출과 세금 규제가 강화로 급매물을 내놓고 있어 매매수급 지수도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내리긴 했지만 일부 고가의 재건축 단지 등을 제외하고는 실제 하락폭이 크지 않다. 대출 규제와 공시가격 및 보유세 인상 등으로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관망하는 분위기다.

권역별로 서북권 아파트의 매매수급 지수가 60.1로 가장 낮았다. 도심권(64.4), 강남 4구인 동남권(74.0), 동북권(75.1), 서남권(78.3) 등의 순이었다.

매수심리 위축은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877건(신고건수 기준)으로 2013년 이후 1월 거래량으로는 6년 만에 최저치다. 이달은 16일 기준 거래량이 700건에 그쳤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값이 오를 때는 단기간에 수억원이 올랐지만 하방 경직성이 있어 아직 그만큼 떨어지진 않았다"며 "가격이 지금보다 좀 더 내려가야 대기 매수자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매수심리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2월 현재 경기도의 매매수급 지수는 87.8로 2013년 9월 2일(87.8) 이후 5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깡통주택·깡통전세 위험이 커지고 있는 지방과 지방 5대 광역시의 매매수급 지수는 각각 74.3, 74.9로 떨어졌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가 45.1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경남(50.2)과 울산(57.1), 제주(60.9) 등도 매수심리가 많이 위축됐다.

반면 지방 일부는 매수심리가 여전했다. 대전(102.4)과 전남(102.0)은 기준선인 100을 넘어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광역시(99.7)와 세종(94.2), 대구(92.9)도 지수가 90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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