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와 위메프 등 유통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통사업이 점점 IT와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와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미 일본 등 해외에서는 유통업체들이 금융업에 진출해서 활발하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금융당국이 진행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심사 설명회에는 위메프, BGF 등 유통전문업체들을 비롯한 44개 기업(법무·회계법인·시민단체 제외)이 참여했다.

총참석자는 150여명으로 지난 2015년 7월 첫 인터넷 전문 은행 사업자 모집 설명회 당시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열기는 다소 떨어졌으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주목 받았다.

BGF는 지난 2015년에도 인터파크와 손잡고 인터넷은행 심사를 받았으나 인가를 받지 못했다. 당시 BGF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를 볼 수 있는 편의점 모델'을 내세웠었다. 국내 편의점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GS리테일이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BGF리테일이 재참가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위메프는 확고한 설립 의사가 있어서 참가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위메프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원더페이'를 도입하는 등 핀테크 서비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과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유통업체들이 보유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금융업에 적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례로 일본의 경우 편의점, 이커머스 업체 등 유통업체들이 이미 금융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체인 로손이나 세븐일레븐은 금융과 유통 서비스를 접목한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추가 인가에 적용되는 평가 배점표를 곧 발표하고, 새 인가 매뉴얼은 다음 달에 공표할 방침이다.

지난달 23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설명회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의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칠지, 새로운 사업 모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리인 자격으로 참가한 법무 및 회계법인 관계자들 중에도 유통업체의 의뢰를 받고 참여한 곳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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