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설 명절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마다 선물세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명절 특수 덕을 톡톡히 보면서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고향에도 가지 못하고 일하는 직원들의 한숨이 숨어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각 백화점 본사 사무직 직원들 중 상당수가 배달 및 판촉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일손이 부족해졌기 때문인데,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은 "연례 행사인데, 고되도 어쩌겠나"라고 말한다.

정해진 기간 안에 제품을 배송하기 위해 새벽까지 남아서 야근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배송할 때 차량이 부족하면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매대에 서서 제품을 판매하거나, 매대에 제품을 진열, 창고에서 매장으로 제품을 옮기는 일 등에도 투입된다.

축산·농산·수산물을 담당하는 바이어들의 경우 더 고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선물세트의 90%를 차지하는 축산·농산·수산물 담당 직원들의 경우 명절을 앞두고 집 대신 차에서 쪽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례로 선물세트로 판매하는 축산·농산·수산물 중 대부분은 당일날 수요를 예측해서 발주를 넣는다. 이를 위해 각 지방 현장에 찾아가서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물량을 확인하고 배송차량에 실은 뒤 서울 및 경기도에 위치한 신선식품센터로 이동한다.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틈틈이 쪽잠을 자며 버틴다.

이후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제품을 포장해서 각 매장으로 배송하거나 직접 배달한다.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 오후 6시쯤에는 다음날 판매할 물량을 발주하기 위해 과정을 반복한다.

통상적으로 교대 인력이 있지만, 명절을 앞두고 교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에서 수당을 철저하게 주지만, 이로 인한 기쁨보다 몸이 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에는 설을 앞두고 전국서비스산업노조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 서울역 앞에 모여서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은 설 당일을 의무휴일로 지정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설을 앞두고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량을 호소한 데 따른 움직임이었다.

그렇다고 본사가 직원들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각 백화점들은 직원들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추가 수당을 빠짐없이 지급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연 중 최대 특수를 놓칠 수도 없다보니 최대한 수당을 많이 지급해서 직원들의 노고를 보상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며 "매년 일일 아르바이트생들을 늘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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