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 감축으로 5%대 급등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2.58달러(5.2%) 오른 배럴당 52.36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해 12월13일 이후 최고치며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24일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면 강세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브렌트유는 2.72달러(4.6%) 상승한 배럴당 61.44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는 사우디의 적극적 부양 의지에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장인 사우디는 이달의 원유 수출 규모를 지난해 11월보다 10% 감축할 예정이라고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이 밝혔다. 알 팔리 장관은 사우디가 하락하는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번 달 원유 수출을 일일 720만배럴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의 일일 800만배럴보다 줄어든 것이다. 또한 다음 달에는 일일 10만배럴을 더 줄일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날 알팔리 장관의 발언은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WSJ는 '사우디가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선 부근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원유 수출을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하루 평균 80만 배럴 줄어든 710만 배럴로 감축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이어진 점도 유가 상승에 보탬을 줬다. 양국은 당초 예정했던 일정에 하루를 더해 이날까지 회담을 했다. 미국 협상단 일원인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은 협상이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원유 재고는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168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는 807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천61만 배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2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에 거의 부합했지만, 가솔린과 정제유 재고가 대폭 증가하면서 유가에 반락 압력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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