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가트론 대만 아닌 아이폰 수요 높은 베트남 이전 가능성 높아져

베트남 사람들의 아이폰 사랑은 유별나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애플의 아이폰 위탁 생산 업체인 페가트론(Pegatron)이 중국의 공장을 다른 나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페가트론은 폭스콘과 함께 애플이 판매하는 아이폰 조립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 후보지가 동남아 국가인 것으로 알려지자, 베트남은 페가트론 공장을 유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22일(현지시간) 페가트론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중국 공장을 동남아시아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가트론 재무책임자 Charles Lin은 "미국 정부가 수퍼 301조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때문에 공장을 이전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미.중간의 무역 긴장은 이를 더 빨리 진행시키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장 이전을 결정하게 된 데에는 중국의 노동 인력 부족도 한몫했다. 페가트론은 지난 3~4년간, 성수기에 생산 근로자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 고민해 왔다. 

Lin 재무책임자는 "한개 국가에서는 생산에 필요한 인력이나 자원을 모두 충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동남아시아 3개국에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장 후보지인 동남아 3개국이 어느 나라인지 명확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페가트론이 공장을 만들게 될 유력한 후보지 중 한곳으로 베트남이 꼽히고 있다. 지난 10월, 아이폰의 무선 헤드폰 에어팟 위탁 조립회사인 고어텍도 모든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페가트론의 생산 기반 대부분은 중국에 있다. 아이폰 외에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노트북, 가전 제품, 네트워킹 장비 등도 중국에서 생산한다. 미국이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어, 일부 네트워킹 제품은 이미 생산 및 판매 비용 경쟁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페가트론 공장 이전 가능성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비용 문제때문에 수십년간 중국에 구축, 관리해온 생산 기지 전체를 한꺼번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왔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 판매가 둔화되면서 페가트론은 중국 공장 이전 여부 결정이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애플은 최근 위탁 생산 업체인 폭스콘과 페가트론에 보급형 핸드폰 iPhone XR 의 생산 설비 증설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Yuanta Investment의  분석전문가인 Nicle Tu는 "올해 아이폰 생산량은 7300만대로, 1년전 7900만대에 비해 600만대 이상 줄었다"며 "새로 출시한 아이폰XR도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아, 생산량을 원래 목표인 3900 만대에서 3200만대로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페가트론의 CEO Liao는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둔화시키고 제품 판매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세금문제와 수요감소라는 두가지 문제를 야기시키는 상황이다 보니 아직까지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큰 베트남이 최적지로 꼽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월초, 일부 언론들은 페가트론이 아이폰 이외 제품 생산 공장 이전 후보지를 대만에서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이폰 케이스 제조업체인 Catcher Technology Allen Horng 대표는 "아이폰이 10월말에 출시돼 판매 수요를 예측하기 이른 시기이기 때문에 시장 반응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며 "가까운 장래에 생산량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rng 사장은 미.중간 무역 긴장과 관련된 산업 부문에는 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역 전쟁은 사업을 진행하는데 예상보다 더 강력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위험 가능성에 대비, 중국 이외 공장에서의 생산량 증가 여부를 고객과 협상하고 있다. 이것은 중국만이 아닌 전체 생산 공급망 체계에 대한 문제이며, 필요할 경우 이를 모두 재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atcher는 현재 대만과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

Horng 사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전자 제품 조립업체들이 생산 부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생산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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